축구
[마이데일리 = 성남 안경남 기자] 안익수 감독은 대구전이 끝나고 한참이 지난 뒤 기자회견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는 화난 얼굴로 “우리가 과연 프로인지 되물어야 한다”며 성남 선수들을 꾸짖었다.
성남은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9라운드서 0-1로 졌다. 산발적인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치러진 경기서 성남은 주도권을 쥔 채 대구를 몰아쳤지만 골 결정력 부족과 치명적인 수비실수로 무릎을 꿇었다.
안익수 감독은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 프로의식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우리가 과연 프로인가, 그 부분에 대해서 확실한 답변을 할 수 있는지 나 자신을 포함해서 전 선수들이 명쾌한 답을 못 내릴 만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또한 “프로의 마인드가 문제다.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패배할망정 미래를 볼 수 있는 상황을 전개시키는 게 진정한 프로다”며 “우리 스스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전술, 훈련 과정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익수 감독은 정신력, 즉 멘탈적인 측면에서 성남 선수들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날 성남은 상대 코너킥 상황서 전상욱 골키퍼의 펀칭 실수로 어이없이 실점을 허용했다. 대구를 몰아치던 성남은 이 한 방에 흔들리기 시작했고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의식만을 탓하기엔 대구전서 드러난 성남의 문제점은 많았다. ‘원톱’에 익숙한 김동섭은 이승렬과의 ‘투톱’ 전환에서 길을 잃었다. 두 선수 모두 상대를 등지는 플레이보단 공간을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전방에서 두 선수의 동선이 겹친 것도 문제였다. 안익수 감독은 “전방에서의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투톱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역시 인정했듯이 압박에선 효과를 봤지만 골이 필요한 상황에선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4-4-2 포메이션에서 왼쪽으로 이동한 제파로프도 제 역할을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또 후반에 투입된 김인성은 상대가 라인을 내린 상황에선 이렇다 할 도움이 되지 못했다.(김인성은 후반 막판 다시 김성준으로 교체됐다) 스피드를 활용할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현까지 투입돼 3명의 포워드가 가동된 후반 중반 이후의 변화도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김현은 성남에게 높이를 제공했지만 대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공격 숫자가 지나치게 많아지고 미드필더가 줄어들면서 공수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이런 것들이 감독의 눈에는 선수들의 준비 부족으로 보일 수 있다. 성남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도 바로 안익수 감독이다. 하지만 대구전서 드러난 성남의 문제점은 프로답지 못했다는 추상적인 답변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성남-대구. 사진 = 성남 일화 천마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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