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쑥스러워. 그냥 지나갔으면 좋겠어.”
한화 김응용 감독의 1500승. 이제 1승 남았다. 김 감독의 한화는 30일 목동 넥센전서 승리했다. 김 감독은 통산 1499승(1192패 96무)을 기록했다. 한화가 31일 목동 넥센전서 승리할 경우 김 감독은 사상 최초로 1500승 감독이 된다. 국내 프로야구에선 아직 1000승을 넘은 감독도 김응용, 김성근 감독(1234승) 뿐이다. 그만큼 의미가 뜻 깊다.
그러나 김 감독은 쑥스러운 모양이다. “쑥스러워. 그냥 지나갔으면 좋겠어. 그거 야구 오래하면 다 하는 거야”라고 했다. 1500승이란 대기록이 임박했는데 김 감독은 왜 쑥스러워할까. “팀이 헤매는 마당에 뭘 1500승을 얘기해”라고 손을 휘휘 저었다. 심지어 김 감독은 “그 얘긴 나중에 합시다”라고 껄껄 웃었다.
그래도 한화 구단 입장에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법. 한화는 이날 김 감독이 1500승을 달성할 경우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증정하며 간단하게 축하를 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정말? 그런거 안 해도 되는데”라면서 “예전 해태 때 한국시리즈서 우승하면 모자, 꽃다발 같은 거 안 줬어. 그냥 헹가래 한번 하고 밥 한번 먹으면 끝이었어. 그때가 좋았어”라고 웃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올라가면 전부다 꽃, 티셔츠 같은거 주문하잖아. 그래도 한 팀은 어쩔 수 없이 버려야 된다고. 아깝잖아. 그런거 안 해도 돼”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팀이 최하위를 달리는데 자신의 기록이 강조되는 게 적지 않게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기자들과의 대화 막판 살짝 본심이 나왔다. “1500승을 오늘 해서 인터뷰해야 되나”라고 은근슬쩍 미소가 흘러나온 것이다.
김 감독이 언제 1500승을 달성할까. 일단 31일과 내달 1일 목동에서 도전을 한뒤 불발되면 2일부터 4일까지 창원에서 NC를 상대로 도전하게 된다. 한화로선 하루 빨리 김 감독의 1500승이 나오는 게 당연히 좋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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