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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을 보는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는 박순상 회장을 연기하는 배우 한진희의 재발견이다.
10일 방송된 '금나와라 뚝딱'에서는 재벌가와 사돈이 될 생각에 셋째 아들 박현태(박서준)와 정몽현(백진희)의 이혼을 밀어붙이던 박순상이 결국 마음을 돌리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박순상은 처가에 머물고 있던 아들 박현태를 억지로 데려왔지만 "태어나자마자 이 집에서 살며 눈치 보는 법부터 배웠다"는 아들의 눈물 섞인 고백에 재벌가와의 결혼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현태를 다시 처가로 돌려보낸 박순상은 "정말 성산그룹과 사돈을 포기할 거냐?"는 아내 덕희(이혜숙)의 질문에 "아들 하나 정도는 사랑하는 여자랑 살게 해야지"라며 숨겨뒀던 부성을 드러냈다.
하지만 사업 확장에 대한 미련은 버리지 못했던 듯 며칠 뒤 성산그룹 회장으로부터 "결혼은 무산됐지만 사업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하자"라는 전화를 받고, 전화기를 향해 연신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다시 나타난 유나(한지혜)로 인해 혼란을 겪는 정몽희(한지혜)와 박현수(연정훈), 이별 후 재결합을 준비하는 박현준(이태성)과 성은(이수경), 달콤한 신혼생활에 빠져있는 정몽현(백진희)과 박현태 등 극중 흥미로운 관계들이 펼쳐지고 있는 '금나와라 뚝딱'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부분은 삼형제의 아버지인 박순상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박순상은 세 아들의 어머니가 각각 다르고, 기업이 성장할 수만 있다면 아들의 이혼도 감수할 만큼 속물인 인물이다. 역할에 대한 설명만 들으면 여느 드라마 속 악역 캐릭터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금나와라 뚝딱' 속 한진희가 연기하는 박순상은 의외로 인간적인 캐릭터다.
성격이 급해 대뜸 고함부터 지르고, 단순하게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곡해하는 박순상이지만 사랑하는 여자와 행복해지고 싶다는 아들의 말에 금세 마음을 돌리기도 하고, 종로 보석상 시절부터 함께 일 해오다 이제 사돈이 된 윤심덕(최명길)을 향해서는 미안한 마음을 혼자 대내이기도 한다.
이런 입체적인 박순상의 캐릭터를 한진희는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맡아 온 엄숙한 회장님의 모습과 다른 애교 많고 빈틈 있는 중년의 모습으로 그려내 시청자의 호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워할 수 없는 박순상의 캐릭터 덕에 한진희는 최근에 한 이동통신사의 CF 모델로 발탁돼 유행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지난 1969년 TBC 9기 탤런트로 데뷔해 70년대와 80년대 최고의 꽃미남으로 브라운관을 장악했던 한진희가 2013년 '금나와라 뚝딱'을 통해 다시 한 번 연기내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배우 한진희.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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