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2012년 애플은 사상 최대의 수익을 기록했다.’
애플의 공동창업자 故스티브 잡스의 반생을 다룬 영화 ‘잡스’(조슈아 마이클 스턴)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자막이다.
‘잡스’는 창조와 혁신의 상징으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를 다룬 3번째 영화다. 앞선 두 작품이 다큐멘터리 성이 짙었다면 2013년의 ‘잡스’는 애쉬튼 커쳐라는 배우를 스티브 잡스 역으로 내세운 첫 상업 영화다.
영화 ‘잡스’는 스티브 잡스의 대학 중퇴 이후 애플 컴퓨터를 창업하고 아이맥 출시 전 까지를 다뤘다. 다들 알고 있는 미국의 사립명문 리드 대학을 6개월 만에 중퇴한 잡스는 가내 수공업으로 ‘애플1’을 출시하고 이후 공개한 ‘애플2’가 대 히트를 치면서 성공가도를 달린다.
하지만 그의 독선적인 성격으로 인해 1985년 30세의 나이에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로부터 해고를 당한다. 이후 넥스트 컴퓨터에서 일하고 있던 그를 애플 컴퓨터는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윈도95를 출시하자 이에 대적하기 위한 구원 투수로 복직 시킨다. 이후 스티브 잡스는 IT업계의 혁신이라 불리는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을 출시한다.
이 같은 실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잡스’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스티브 잡스 및 애플 컴퓨터의 우상화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개봉 전 홍보 포인트로 나왔던 ‘우리가 몰랐던 잡스의 모든 것’이라는 부분은 영화 속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2011년 발간된 일대기를 재구성한 성격이 강한 이 영화 압축의 포인트를 잘못 잡은 듯 하다. 심지어 이 영화가 개봉된 후 공동창업자인 워즈니악 조차 스티브 잡스를 추켜세우는 제작진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할 정도다.
영화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존경해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애쉬튼 커쳐의 연기는 훌륭하다. 초반부 아이팟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잡스의 모습에서 커쳐는 그의 말투 손짓, 그리고 걸음걸이 마저 그대로 따라했다.
영화에서 실존 인물을 재현할 때 과장이 있다면 ‘잡스’ 속의 애쉬튼 커쳐는 그야말로 스티브 잡스를 그대로 옮겨왔다.
나폴레옹과 잔다르크 같은 역사적 영웅은 아무리 그를 칭송하더라도 대중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를 이런 역사적 영웅 반열에 올리려 한다면 받아들일 이가 얼마나 될까? 누가 봐도 기업 홍보로 밖에 볼 수 없다.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애플 컴퓨터의 수익 부분에서 이 같은 의심은 확신이 된다.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가 자국의 사업가, 그리고 현존하는 컴퓨터 업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공교롭게 이 영화가 개봉한 2013년에 애플을 세계적 혁신 기업으로 만들어낸 스마트폰 ‘아이폰’은 매출이 삼성전자에 뒤쳐졌다.
이 뿐만 아니라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2년 애플에서 스마트한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시장에서 고전할 것임을 전망했다. 그 이유로 포브스는 “혁신 제품보다 가격이 중요하며 이는 고가정책을 고집하는 애플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듯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애플은 고가 정책을 유지하다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5C라는 저가형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스티브 잡스가 ‘도둑놈’이라며 신랄하게 욕설을 퍼붓던 빌 게이츠의 윈도 OS를 자사 맥킨토시에서도 사용 가능하게 만든 바 있다.
[영화 ‘잡스’. 사진 = 누리 픽쳐스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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