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백기사' 브랜든 나이트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2년 연속 10승에 성공했다.
나이트는 27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12구를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10승(8패)에 성공했다. 팀은 1-0 한 점 차 짜릿한 승리에 웃었다. 이로써 지난해 16승(4패)을 거둔 나이트는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 달성과 더불어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도 이어갔다.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도 종전 4.29에서 4.08로 낮췄다.
이날 나이트는 최고 구속 145km 직구(16개)에 주무기인 싱커(43개)와 슬라이더(25개), 체인지업(11개), 커브(17개) 등 다양한 변화구를 유효적절히 섞어 던지며 LG 타선을 공략했다. 무엇보다 이날 잡아낸 아웃카운트 21개 중 절반 이상인 12개가 땅볼이었다. 이날따라 훌륭한 무브먼트를 자랑했던 싱커와 슬라이더의 위력이 특히 돋보였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커브도 적재적소에 위력을 떨쳤다.
시작은 몹시 불안했다. 나이트는 1회말 박용택에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 이진영에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그의 땅볼유도 능력은 익히 보여줬듯 탁월했다. LG 4번타자 정의윤을 3루수 땅볼로 유도, 5-4-3 병살타 처리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넘겼다.
2회도 위태위태했다. 이병규(7번)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루에서 손주인에 볼넷, 윤요섭에 내야안타를 내주며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박용택을 초구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나이트는 4회말 선두타자 이병규(9번)의 안타와 2루수 서건창의 송구 실책, 손주인의 볼넷을 묶어 2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타자 윤요섭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5회말은 다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에는 2아웃을 잘 잡아낸 뒤 이병규(7번)를 삼진 처리했지만 낫아웃이 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이닝을 마쳐야 할 상황에 주자가 나가자 다소 흔들렸다. 오지환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주자가 2명으로 불어났지만 손주인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7회에는 2사 후 김용의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이진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투를 이어갔다. 좌익수 장기영이 또 한 번 좋은 수비로 나이트를 구했다.
112구를 던진 나이트는 8회부터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현희가 ⅔이닝, 마무리 손승락이 나머지 1⅓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 나이트의 시즌 10승이 완성됐다. 1회 뽑아낸 한 점을 끝까지 지킨 마운드의 힘과 나이트의 위기관리 능력이 어우러진 값진 승리였다. 팀도 4강 안정권 진입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나이트는 경기 후 "오늘 수비가 잘해줘서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장기영, 강정호, 박병호에게 고맙다"며 "중요한 경기에 나설 때는 부담감보다 책임감을 갖고 해야겠다는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슬라이더가 좋았다. 스트라이크존에 잘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타이밍을 뺏기에는 충분했다"고 기뻐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나이트가 에이스답게 좋은 피칭을 했다"고 칭찬했다.
[2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한 나이트가 역투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나이트(오른쪽)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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