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을이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하는 생선.
그 고소함으로 '며느리의 굴욕'을 강요하는 생선, 보성 전어다.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의 난류성 물고기다. 겨울에는 남쪽 바다로 내려가 있다가 4월 즈음 연안에 붙기 시작해 7월까지 산란을 한다. 이때의 전어는 맛이 없다. 살이 푸석이고 비린내도 심하며 고소함도 적다. 산란을 마친 후에도 내만에서 열심히 먹이 확동을 하면서 살을 찌우는데, 8월 중순이 넘어야 기름지고 살에 탄력이 붙는다.
전어의 고소함이 최절정에 이르는 시기는 추석을 전후한 보름간이라는게 일반적인 '설'이지만 그해의 날씨에 따른 변수가 커 정확한 것은 아니다. 가을 찬바람이 일어 전어가 남쪽의 깊은 바다로 나아가기 바로 직전이 가장 맛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어 맛이 최절정에 이르는 그 짧은 순간에 전어를 즐길 기회는 흔하지 않다.
전남 보성은 득량만과 여자만의 평온한 바다를 앞에 두고 있다. 여자만은 육지부에 의해 항아리처럼 싸여 있으며 갯벌이 발달했다. 벌교읍 앞바다라고 할 수 있으며 꼬막이 많이 난다. 득량만은 수심이 다소 깊고 보성의 내륙 쪽으로 모래톱도 있어 해수욕장으로 쓰고 있다. 보성의 어민들은 이 득량만에서 전어를 주로 잡으며 조그만 어항이 있는 율포해변에서 해마다 전어축제를 연다.
전어의 맛은 잡는 시기가 중요하다지만 그 먹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전어는 플랑크톤과 갯바닥의 유기물을 먹고 사는데 득량만과 여자만은 특히 갯벌이 발달해 먹이가 충부한 편이며, 그 덕에 예전부터 보성의 전어가 맛있다고 소문이 났다. 축제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도 보성의 시장과 음식점에서는 전어를 흔히 낸다. 전어는 적어도 11월까지는 맛있다.
전어는흔히 작은 것은 회로, 큰것은 구이로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는 뼈째 씹어야 하지만 구이는 살을 발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어구이는 한입 크게 무는 것이 맛있게 먹는 법이다.
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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