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 VS "문제 없다" 의견 엇갈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밤, 일본 3대 신궁 가운데 하나인 미에 현 이세 신궁의 '식년천궁'의식에 참례했다. 일본 총리가 이 의식에 참여하는 것은 전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에서는 이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식년천궁'은 일정한 년수를 정해 새롭게 신전을 조영하고 그곳으로 구 신전의 신체를 옮기는 의식으로, 이세신궁에서는 20여 년에 한 번씩 이뤄진다. 아베 총리는 거의 84년만에 현직총리로서 이 의식에 참여했다. 황국사관적 국가 신도가 성황이었던 1929년, 하마구치 오사치(浜口雄幸) 당시 총리가 이세 신궁의 식년천궁에 참례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참례는, 일본에서 찬반이 엇갈렸다. 야스쿠니 문제에 관한 저서도 있는 아동문학작가 야마나카 히사시(만 82세)는 "일찍이 이세신궁은 제정일치, 국체원리주의의 총본산이었다. 아베 총리의 행동은 명백히 전전 회귀"라고 비판했다.
일본이 제국주의 시절, 천황 중심의 세계관, 즉 황국사관을 펼침에 있어서 종교는 큰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관여해 만든 현행 일본 헌법은 정교분리의 원칙을 두고 있다.
일본 기독교 협의회의 야스쿠니 문제 위원장 반나이 무네오(만 79세) 씨는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에 반하는 행위다.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한, 히라노 다케시 류코쿠 대학 명예교수는 "일개 종교법인에 불과한 이세신궁의 의식에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국가에 있어서 (이세신궁이) 특별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준다. 총리라는 입장에서 할 일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고쿠가쿠인 대학의 오하라 야스오(만 71세) 교수는 "아베 총리가 참례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종교의 자유가 침해받은 것은 아니다. 일본의 전통행사에 국민의 대표로서 참례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문제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개인적 참례이므로 국가의 종교적 활동을 금하는 정교분리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며 아베 총리의 이세 신궁 참례가 헌법상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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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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