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목동에서 잠잠했던 홈런이 잠실에서 터졌다.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는 홈 구장 특성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팀들의 격돌이라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넥센이 홈으로 쓰는 목동구장은 좌우펜스가 98m, 가운데 펜스가 115m다. 반면 두산이 홈으로 쓰는 잠실구장은 좌우펜스가 100m, 가운데펜스가 125m다. 잠실구장은 좌중간과 우중간이 깊숙하게 파인 원형이다. 좌중간, 우중간이 목동보다 훨씬 깊다. 외야수들이 커버해야 할 범위가 넓다.
당연히 목동에선 홈런, 잠실에선 2~3루타가 잘 터진다. 이런 특성을 반영이라고 하듯 넥센은 올 시즌 팀 125홈런, 두산은 0.420의 팀 장타율로 해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정작 투수들이 전력피칭을 하는 준플레이오프선 살짝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1~2차전서 홈런은 1차전 박병호(넥센)의 솔로포 1개뿐이었다. 2루타도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다.
11일 진행된 3차전. 두 팀의 감춰졌던 장타력이 폭발했다. 두산은 4회 최준석과 홍성흔의 백투백 솔로포가 터지면서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서 기회를 잡지 못했던 최준석과 타격이 잠잠했던 홍성흔의 홈런이라 두산으로선 의미가 컸다. 특히 4번타자 최준석은 성공적이었다.
물론 넥센도 만만치 않았다. 7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김민성이 노경은에게 동점 좌월 스리런포를 날렸다. 6회까지 득점과정이 시원치 않았던 넥센은 그야말로 원샷원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순간이었다. 하지만, 두산이 결국 연장 14회 접전 끝에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홈런포 2방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잠실에서 한 경기 3홈런이 터졌다.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하지만, 두 팀의 잠실 맞대결을 앞두고 승부가 홈런에서 갈릴 것이라 전망한 사람은 없었다. 두 팀은 보기 좋게 예상을 뒤엎고 장타로 승부를 봤다. 구장 크기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장타 대신 아기자기한 작전야구로 승부가 갈리는 건 아니었다. 이게 바로 단기전의 묘미이기도 하다.
두산으로선 잠실에서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홈런으로 흐름을 빼앗겼으나 결국 기사회생했다. 12일 4차전 역시 잠실에서 열린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러본 결과, 목동구장과 잠실구장의 특수성으로 인한 변수는 그리 크지 않았다.
[홍성흔.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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