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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의 울림을 그대로 전한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연출 이재준)는 신비한 첫사랑의 기억을 그리며 2001년 멜로영화의 새 장을 연 이병헌, 이은주 주연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에서 영화가 받은 사랑을 그대로 전해 받은데 이어 재연에서는 초연 배우를 비롯 새로운 얼굴들이 운명적인 사랑을 연기한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배치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과거로 변하는 장면 전환은 물론 배우들의 빠른 변화도 눈에 띈다. 초연보다 작아진 무대는 적절한 공간 활용으로 관객들에게 감정선을 더 가깝게 전달한다.
과거 인우와 태희의 첫사랑은 시대적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현재와는 또 다른 순수한 사랑을 드러낸다. 1983년 비 오는 날의 첫 만남부터 이후 운명처럼 태희의 곁을 맴도는 인우, 그의 순수한 사랑을 받아들이는 당찬 태희까지. 두 사람의 순수하면서도 정열적인 사랑이 관객들 마음을 자극한다.
이와 함께 17년 후인 2000년, 국어 선생님이 된 인우의 제자들이 보여주는 사랑 역시 통통 튄다. 현빈과 혜주의 학창 시절 첫사랑은 과거 첫사랑과는 또 다른 솔직하고 발랄한 모습이 돋보인다. 특히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여학생, 남학생 앙상블들이 보여주는 무대는 10대의 풋풋함이 그대로 전해지며 무대를 꽉 채운다.
'번지점프를 하다'의 넘버 역시 그 여운이 짙다. 이미 초연 당시 '번지점프를 하다' 특유의 감성과 여운을 잘 드러낸 넘버로 극찬을 받았던 만큼 재연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배우들의 내면을 적절히 표현하는 멜로디와 가사가 극을 보는 재미를 한층 고조시킨다.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 제7회 더뮤지컬어워즈 작곡작사상을 수상한 만큼 믿고 듣는 넘버가 감성을 자극한다.
배우들 또한 깊은 감정 연기로 관객들을 만족시킨다. 강필석, 성두섭, 전미도, 김지현, 이재균, 윤소호, 박란주 등의 주조연 배우들을 비롯 상큼 발랄한 앙상블들의 조화가 완벽하다. 이들이 꽉 채우는 무대는 듣는 재미 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를 더해 운명적인 사랑을 중심으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작곡가 윌 애런슨과 작사가 박천휴이 재회해 관심을 모은 '번지점프를 하다'는 무대 디자이너 여신동의 독창적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무대, 이재준 연출의 감각 넘치는 연출로 초연에서의 단점은 덜어내고 장점은 부각시켰다.
다시 돌아온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의 울림은 물론 초연에서의 감동을 그대로 이어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11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공연컷. 사진 = 뮤지컬해븐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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