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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수년간 ‘아이돌 홍수’ 사태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돌과 제작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어지고 있다.
걸그룹의 경우 노출 등을 통한 섹시 이미지로 초강수를 두면서 한때 시선을 모으기도 했지만 더 이상 ‘섹시’는 파격적이거나 희귀한 콘셉트가 아니다. 걸그룹이라면 한번씩 거쳐야할 일반적인 과정이 됐을 정도.
보이그룹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소화할 수 있는 이미지나 콘셉트는 한정돼 있는 반면 아이돌 머릿수는 점점 많아지니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결국엔 현재 가요계에서 파격적이거나 의외의 콘셉트는 존재하지 않게 됐다. 많은 아이돌이 뱀파이어, 쇼걸, 닌자, 해적 등 다양하고 신기한 이미지를 한번씩 거쳤기 때문.
이에 따라 아이돌은 콘셉트만 가지고는 그룹의 차별화를 두기 힘들어졌다. 이 같은 고민은 멤버 구성 변화로 까지 이어졌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아이돌 시장 ‘1강’ 세력으로 우뚝 선 엑소(EXO)를 들 수 있다.
엑소의 경우 지난해 데뷔했을 당시 국내 활동을 주로하는 엑소케이(EXO-K)와 중국을 주무대로 하는 엑소엠(EXO-M)으로 따로 따로 데뷔했다. 이는 유닛이 아닌 완전 별개의 그룹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올해 ‘늑대와 미녀’로 컴백하면서 이들은 12명의 완전체 그룹 ‘엑소’로 활동을 시작했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이후 신곡 ‘으르렁’으로는 트리플 크라운까지 거머쥐는 영광을 얻었다.
이 같은 엑소의 성공엔 멤버들의 실력 비주얼을 비롯해 늑대 소년이라는 재미있는 설정,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측의 시기적절한 마케팅과 제작 능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중국인 멤버가 4명이나 포함돼 있다는 특징, 유닛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두 그룹으로 나뉜다는 점 등은 팬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앞서 오렌지 캬라멜, 씨스타19, 제아파이브 등 그룹 내 일부 멤버들이 또 다른 그룹을 결성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엑소와 같이 각각 다른 곳에서 활동하다가 완전체로 뭉친 경우는 처음이었다.
또 12명이라는 많은 멤버수 역시 더 많은 팬을 끌어 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멤버수가 많아 팬수 역시 그에 비례하게 된 셈이다. 특히 엑소 멤버 내 중국인 멤버가 4명이나 포함돼 있다는 점은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팬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일명 ‘대륙의 언니들’이라 불리는 중국 팬덤은 그 수가 어마어마할 뿐만 아니라 활동 역시 활발하고 스케일이 커 한국 팬들을 상대적으로 위축시키기도 한다.
이 같은 멤버 수 전략은 앞으로 탄생될 다른 그룹에게 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미 일부 제작자들이 10명 이상의 아이돌 그룹 제작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로 조PD가 제작해 곧 출격을 앞둔 힙합 보이그룹 탑독은 13인조로 데뷔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애프터스쿨 소속사 플레디스는 17인조 그룹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2014년에도 기존 아이돌 그룹의 활약과 새 아이돌 탄생은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창때보다 그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아이돌은 여전히 가요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 가운데 엑소의 1강 체제를 무너뜨릴 뉴페이스가 등장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대세 아이돌 엑소(위)와 데뷔를 앞둔 13인조 탑독.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스타덤 제공]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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