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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정원영은 뮤지컬 '구텐버그' 무대에 오르며 과거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미래의 자신을 내다보고 있다. 앙상블로 시작해 첫 주연을 맡기까지. 7년간의 뮤지컬 배우 생활을 돌아보며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초심을 되찾으며 배우 인생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정원영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뮤지컬 '대장금' 앙상블로 데뷔한 이후의 배우 생활을 돌이켜 봤다. '구텐버그'가 공연되고 있는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뮤지컬 '즐거운 인생'으로 첫 주연을 맡았던 만큼 많은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
▲ "내 인생 4명의 은인."
정원영은 '즐거운 인생'을 통해 처음으로 "팬이 되겠다"고 말하는 팬을 만났다. 당시 어린 학생이었던 팬들은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 됐고 여전히 그를 응원하고 있다. 7년 전 앙상블로 배우 인생을 시작한 그는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을 통해 오만석을 만났고 그에게 인정 받아 '즐거운 인생' 주연이 됐다.
정원영은 "'즐거운 인생'을 생각하면 '더그처럼 그렇게 나도 꿈을 이뤄 갔구나. 조금 더 당당하고 많은 팬들 앞에서 연기할 수 있는 지금의 내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배우 인생은 세가지 단계별로 갔다. '대장금' 앙상블에서 '뷰티풀 게임' 커버를 했다. 한단계 올라간 셈이다. 그러다 '소나기'에서 빅뱅 승리 얼터를 했다. '소나기' 무대에 주인공으로 세번 섰다"고 밝혔다.
정원영은 당시를 생각하며 자신에게 고마운 사람을 꼽았다. 첫째로 뮤지컬 '소나기' 무대에 자신을 서게 해준 유희성 감독. 당시 정원영 부모는 아들이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다는 것에 신이 나 지인들을 불러 빈 자리를 다 채워줬다. 공연 후에는 뮤지컬단에 삼겹살까지 쐈다. 정원영에게는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정원영은 "그 기회를 주셨던 유희성 단장님이 정말 많이 기억난다"고 고백했다.
정원영의 다음 은인은 오만석이다. 오만석은 '내 마음의 풍금' 연출을 맡아 과감하게 정원영을 캐스팅했다. 정원영은 "오만석 형은 내게 은인이다. '내가 언제 상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상을 받는다면 꼭 말하겠다. 너무 감사하다'고 하면 '별말씀을. 그래 주면 고맙지' 하신다. 오만석 형을 통해 연극 '이' 김태웅 연출님께도 '이 놈 잘하네. 요 놈 패기를 보니 연극 '이' 해도 되겠다'는 소리를 듣고 공길 역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태웅 연출님이 나를 '이'에 세운 것은 실수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시작부터 목이 말썽이었다. 인터넷 금지가 됐을 정도로 욕을 많이 먹었다. 그럼에도 김태웅 연출님은 10주년 때 나를 다시 불러주셨다. 그 때 공길이를 다시 시켜주셨고 후회 없는 공길이를 했다. 뮤지컬 '대장금' 오은희 작가님도 은인이다. 사실 앙상블을 할 때는 막내라 얼굴도 모르고 인사도 못드렸다. 근데 '즐거운 인생'을 보고나서 '사랑은 비를 타고'에 나를 써주셨다. 그 때 '사랑은 비를 타고' 역대 배우중 가장 매력 있고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도록 믿어주신 것 같다. 아직까지도 매년 어머니처럼 내 공연을 다 보러 와주시고 응원도 해주신다. 평생 잊혀지지 않는 네 분을 위해 평생 잘 하고 좋은 배우가 돼서 어떤 시기든 보답하고 더 잘 되고 싶다."
▲ "아버지 정승호, 이모 나문희는 인생의 멘토."
정원영은 은인 4명에 대한 고마움에 이어 가족이자 배우 선배인 아버지 정승호, 이모 나문희에 대해 입을 열었다. 어려서부터 배우라는 직업을 가까이서 접했던 만큼 정원영은 다른 꿈을 꿔본 적도 없다. 그만큼 아버지와 이모가 그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불안정한 직업임에도 이를 반대하지 않고 믿어주는 것 자체는 배우에게 큰 힘이 된다.
정원영은 "학창 시절 예체능에 관심이 많았다. 솔직히 딱 연기를 하겠다는 분명히 아니었다. 노래가 좋아 막연히 가수가 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때 아버지 도움이 컸다. 꿈을 위해 늘 한발자국 앞서서 계획을 많이 알려주셨다. 이전에는 겉멋 들까봐 반대하기도 하셨는데 열심히 노력해서 대학에 가니 이후에는 온전히 나를 지지해줬다"고 밝혔다.
"아버지와 이모는 배우로서 멘토라기보다 인생의 멘토다. 두 분은 배우로서보다 사람으로서의 면을 많이 본받고 싶다. 같이 작품 하면서 한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은 한정적이다. 하지만 나는 가족이니 가까이서 지켜보지 않나.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즐겁게 연애하는 것처럼 어머니를 사랑해주시는 멋진 남편, 멋진 사위, 멋진 아버지다. 나도 아버지처럼 올바른 가정을 이루고 튼튼하고 건강한,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가장이 되는 것이 꿈이다. 이모 역시 세 딸을 멋지게 키우시면서 73세 나이에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는 에너지로 건강관리를 한다. 외할머니에게도 멋진 첫째딸로서 최선을 다한다. 더할 나위 없이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진짜 멘토다."
정원영과 그들의 은인, 멘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참 복이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에게 '햇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이같은 환경 때문일 것. 밝은 환경은 그를 밝게 만들었고 그 좋은 기운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을 선사했다. 배우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능력이다.
"배우가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즐겁고 행복하다. 멋진 연기를 하는 대단한 배우들 보면 더 욕심이 생기고 잘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분들이 한 두명이 아니다. 많은 관객들이 인정하는 사람이 멋진 배우 같다. 자신만의 색갈이 확실한 배우들의 장점을 모두 갖고 오고 싶은 욕심이 있다. 솔직히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는다. 먼 곳을 보기보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획들이 오히려 나를 옭아맬 것 같다. 안 되면 실망감이 생길까봐 매 순간을 위해 사는 것을 택한다."
먼 곳의 계획을 세우지 않고 매 순간을 위해 사는 정원영이지만 사실 서른이 되는 내년에는 도약의 꿈을 계획해놨다. 그는 "솔직히 말해 아직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은 이유가 내년에는 영화나 드라마로 도약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구텐버그'를 하면서 배우 정원영이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시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2014년은 더 바빠질 것 같다. '햇살 배우'라고 불리는 만큼 더 밝은 모습으로 '구텐버그' 공연을 마치고 싶고 이후에는 욕심을 내서 도약하고 싶다. 이전에는 후회 없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고 내년에는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고 싶다. 배우라는 직업은 참 좋다. 한 번 뿐인 인생에서 다양한 인생을 살아보지 않나. 요즘 정말 많이 사랑 받고 있음에 행복하다. 나만 행복한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한편 뮤지컬 '구텐버그'는 오는 11월 10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블랙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구텐버그' 출연중인 배우 정원영. 사진 = 쇼노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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