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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극 '연애시대', 웃고 울다 보면 어느새 공감한다.
연극 '연애시대'는 故 노자와 히사시의 일본 베스트셀러 '연애시대'를 원작으로 한 작품. 감우성, 손예진 주연의 SBS 드라마 '연애시대'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은 지난 2011년 김다현, 박시은의 초연에 이어 2013년 다시 관객들을 찾아왔다.
헤어지고 다시 시작된 하루와 리이치로의 연애. 그들은 운명을 느끼고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지만 생각처럼 결혼 생활은 쉽지 않다. 각기 다른 트라우마로 상처 입고 그 상처는 망설임으로 인해 서로를 보듬어주지 못한다. 망설임의 연속은 결국 그들을 비겁하게 만들고 이는 곧 행복과는 거리가 멀게 만든다.
설레고 가슴 뛰는 것만이 사랑이라 믿었던 과거와는 달리 많은 것이 얽혀있는 이들의 연애. 그 누구보다도 쿨한 듯 보이지만 꼬일대로 꼬여버린 것이 이들의 관계다. 이혼 후에도 서로의 사랑을 응원하는 두 사람. 그들에게 찾아오는 새로운 사랑, 만남과 이별의 반복, 설렘과 후회의 반복 등은 이들의 사랑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성장까지 돕는다.
'연애시대'는 극 내내 유쾌함을 유지한다. 센스 있는 대사와 적재적소 튀어 나오는 유머 코드는 관객들이 이 무겁고도 어려운 감정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떨어져 있지 않다. 그들과 소통하고 결국엔 자신들의 감정을 공유하는 연기를 펼친다.
하지만 '연애시대'가 가벼운 감정만을 연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트라우마와 후회를 영리하게 터치하며 관객들의 마음 깊숙한 곳을 파고든다. 누구나 갖고 있는 트라우마, 이를 극복할 수 없어 망설이게 되는 실수의 연속. '연애시대' 속 인물들은 이 가운데 진짜 사랑을 깨닫고 용기를 낸다.
소재만 놓고 봤을 때 '연애시대'는 결혼과 이혼, 새로운 사랑과의 연애 등을 가볍게 다룬 듯 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자칫 이 같은 감정이 가벼워진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뚜껑을 열면 결코 진심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의 아름다운 면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뒤엉켜 버린 꺼내고 싶지 않은 진심까지도 끄집어내며 결국에는 진정성을 이야기 한다.
웃다가 울게 되는 '연애시대'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한 몫 한다. 조영규, 김재범, 이신성은 리이치로 역을 맡아 가슴 따뜻한 웃음과 코 끝 찡한 눈물을 책임진다. 하루 역 황인영, 심은진, 손지윤 역시 트라우마를 가진 한 여자가 점차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나가토미, 기타지마 역을 맡은 이원과 채동현, 가스미와 다미코 역을 맡은 소정화, 이수진, 가이에다 역 윤경호, 사유리 역 황미영의 호흡도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한편 연극 '연애시대'는 12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연애시대' 공연 스틸컷. 사진 = 쇼플레이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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