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은 역시 강했다. 신한은행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12일과 15일 안산과 춘천을 오가며 백투백 매치를 벌였다. 1승1패를 주고 받았다. 두 팀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10승1패로 선두 독주체제를 굳혔다. 2위 신한은행을 4경기 차로 밀어냈다. 6승5패의 신한은행은 입지가 불안하다. KB와 KDB생명이 5승5패로 바짝 뒤를 쫓는다.
객관적인 전력을 볼 때, 그리고 향후 기대치를 감안할 때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양강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에 반기를 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선수층이 두꺼운 신한은행은 확실히 KB와 KDB생명에 비해 대처할 수 있는 카드가 많다. 시간이 흐를수록 2위 경쟁에서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포커스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다. 두 팀의 행보를 당장 점치기는 힘들다. 다만, 이번 백투백 매치서 나름대로 얻은 게 있다. 그리고 향후 대응책 역시 마련할 필요성을 느꼈다.
▲ 우리은행의 선두 굳히기 자신감
두 팀의 개막전 맞대결은 변수가 많았다. 새로운 외국인선수들이 첫 선을 보인 경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치르고 돌아온 국내선수들의 컨디션 변수. 우리은행이 승리했지만, 서로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결과에 대한 의미가 크지 않았다. 우리은행으로선 오히려 이번 2연전을 통해 확실하게 감을 잡은 부분이 있다.
우리은행엔 더 이상 해결사 티나 톰슨이 없다. 외국인선수들은 기량이 리그 톱클래스라고 하기 어려운 사샤 굿렛과 노엘 퀸으로 구성됐다. 대신 특유의 수비조직력이 더욱 강해졌다. 코트 4분의 3지점에서 시작되는 압박수비, 하프코트 프레스, 트랩 디펜스 등 각종 변형 수비가 업그레이드 됐다. 멤버구성과 상대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대형이 바뀐다. 이게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팀 중 가장 강한 신한은행에 통할 것인지가 궁금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이번 백투백매치서 우리은행의 경기력은 그리 인상적이진 않았다. 2라운드 완패는 집중력에서 밀린 결과였고, 3라운드 승리는 박혜진의 분전과 함께 체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을 뿐이었다. 어쨌든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시즌 첫 패배를 당했으나 곧바로 앙갚음하면서 자신감이 상승했다. 멤버구성은 지난해보다 약해 보여도 내구성은 지난해보다 좋아진 게 입증됐다.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2연패가 목표인 우리은행에 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우리은행은 이번 백투백매치서 선두 굳히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 신한은행의 우리은행 사냥 가능성 확인
백투백매치 1승1패가 아쉬운 쪽은 신한은행이다. 우리은행과의 간격을 좁힐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은행도 수확은 있다. 올 시즌 업그레이드 된 우리은행의 빈 틈을 확인했다. 신한은행은 정규시즌 우승을 우리은행에 넘겨주더라도 포커스를 포스트시즌에 뒀다. 최후의 승자가 진짜 승자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업그레이드 된 수비조직력은 나머지 5개구단이 모두 인정한다. 하지만, 임달식 감독은 “내 밑에 있을 때 써먹었던 걸 변형한 것”이라고 자신감을 갖는다. 실제 신한은행은 15일 3라운드 맞대결서 4쿼터 초반 기습적인 트랩 디펜스로 우리은행의 혼을 쏙 빼놓았다. 물론 뒤집기엔 실패했지만, 수비로 맞불을 놓을 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는 게 드러났다. 통합 6연패 시절 쌓아온 전통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진 않는다.
이날 신한은행 해결사 쉐키나 스트릭렌은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진 못했다. 그러나 개막전과 2라운드서는 맹활약했다. 우리은행이 스트릭렌을 1대1로 막긴 어렵다. 사샤를 붙일 경우 신한은행으로선 하은주를 투입해 미스매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문제는 하은주가 무릎이 아프다는 것. 최윤아와 김단비 역시 100% 컨디션이 아니다. 이런 부분이 신한은행의 경기력을 100%로 만들지 못하는 원인이다. 신한은행은 100% 경기력이 아님에도 우리은행과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주전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이 올라올 경우 우리은행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 임달식·위성우, 치열한 두뇌싸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서로 너무나도 잘 안다. 위 감독은 “이젠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임 감독님과의 맞대결이 확실히 부담스럽다”라고 하고, 임 감독은 “위 감독이 우리 애들을 가르쳐 봤으니 스타일을 너무 잘 안다. 나는 우리은행 애들을 디테일하겐 잘 모른다. 쉽지 않다”라며 경계심을 갖는다. 두 감독은 이런 신중한 태도로 상대에 접근한다. 때문에 두 감독이 기본적인 전술, 전략 준비에서 상대에 엄청난 구멍을 드러낼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변수는 있다. 신한은행은 부상자들이 100% 컨디션으로 올라오는 시점이 관건이다. 올 시즌 팀 경기력을 좌우할 수 있는 부분. 우리은행도 신한은행의 변화에 곧바로 대처할 수 있는 임기응변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시즌 중반 이후 이런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팀이 포스트시즌서 유리하다. 위성우 감독과 임달식 감독은 올 시즌 세 차례 맞대결을 통해 서로를 확실하게 파악했다. 진검승부는 이제부터다.
[우리은행·신한은행전 장면.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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