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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얘랑 결혼해? 말아?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보는 보편적 질문. 리얼과 가상을 넘나드는 커플들의 좌충우돌 가상결혼생활을 통해 연애와 결혼에 관한 현실적 고민의 해답을 찾아본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의 공식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프로그램에 관한 소개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만약에 IF' 특집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우결'을 패러디해 가상부부 생활을 진행하는 총각멤버 방송인 노홍철과 가수 길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리고 유독 큰 호응을 얻은 '무한도전'의 이날 방송은 똑같은 이야기를 출연자만 바꿔 진행한다는 비판과, 진정성에 대한 지적을 늘 받고 있는 '우결'을 향한 하나의 조언이기도 했다.
가상부부 생활을 앞두고 멤버들이 아내가 될 모델 장윤주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만난 장윤주가 노홍철에게 처음 건넨 질문은 "오빠가 날 원하는 거냐?" "정말 단 하루라도 나랑 살아볼 마음이 있냐?"였다. 장윤주는 단 하루의 가상부부 생활이라도 노홍철의 진심을 바랐고, 그녀의 말에 천하의 달변가 노홍철도 쑥스러운 듯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노홍철의 모습에서 원하는 답을 찾은 듯 장윤주는 가상부부 제안을 수락했다.
이날 방송에서 '무한도전'은 미션을 부여받고, 미리 준비된 일정에 따라 데이트를 진행하고, 친구를 초대하는 등 '우결'의 공식을 성실하게 따랐지만, 차이점은 섭외의 과정과 이유를 공개했다는 것이었다.
'우결'에 누군가가 하차하고, 새 커플로 남녀연예인의 합류가 결정될 때마다 출연자들은 으레 "첫 촬영 전까지는 파트너가 누군지 몰랐다"는 답을 내놓는다. 제작진도 새로운 가상부부의 첫 방송분에서는 항상 상대방을 모르는 상태인 두 남녀가 서로를 발견하고 놀라는 장면을 그려오고 있다.
반면, '무한도전'에서는 비록 그것이 미션의 일부라고 하나 노홍철의 짝으로 장윤주가 선택되는 과정이 등장했고, 두 사람이 가상부부 생활에 돌입하기 전 진심으로 고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그리고 단 한 시간의 방송이었을 뿐인데 시청자들은 노홍철과 장윤주가 실제 연인으로 이어졌으면 한다는 반응을 관련 게시판과 SNS 상에 후기로 게재했다. 시청자의 몰입과 공감을 먹고 사는 '우결'에 가장 필요한 시청자의 바로 그 반응 말이다.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방송되며 '우결'에는 자연스럽게 '물음표'가 사라졌다. 출연자는 '왜 이 사람이 내 상대이지?'라는 궁금증을 가지지 않고, 시청자는 '저 두 남녀가 정말 가상부부 생활을 진행할까?'라는 의심을 품지 않는다. 연애와 결혼에서 가장 설레고 아슬아슬한 부분인 만남의 과정이라는 요소가 프로그램에는 결여돼있다.
'우결'이 가상부부 생활을 다룬다고 하나, 부부의 현실적인 고민이나 갈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건 이제 모두가 알고 있다. 오히려 연인이나 신혼부부의 설렘을 다루는 데 집중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우결'은 그를 위한 시청자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장치를 찾는데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답의 일부를 '무한도전'이 제시했다.
[모델 장윤주(첫 번째)와 방송인 노홍철.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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