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헤인즈가 기대와 우려 속에 복귀했다.
SK 애런 헤인즈가 돌아왔다. 9일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서 18분31초간 11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헤인즈는 지난해 12월 12일 KCC와의 홈 경기서 김민구를 고의로 충돌한 뒤 여론이 악화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5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 사이 올스타브레이크마저 겹치면서 약 1달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SK는 헤인즈 없는 5경기서 4승1패를 거뒀다. 그런데 헤인즈의 복귀전서 전자랜드에 패배하며 모비스에 선두를 내줬다. 이는 단편적인 모양새다. SK와 헤인즈의 결합, 그리고 또 다른 외국인선수 코트니 심스와의 역할 분담 문제를 다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SK로선 정규시즌 우승, 나아가 포스트시즌을 위해서라도 헤인즈와 심스의 황금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 헤인즈, 멘탈 관리가 관건
문경은 감독은 “오랜만에 치른 경기라 어색했지만, 앞으로 금방 적응할 것이다”라고 했다. 헤인즈는 이날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2점슛을 11개 던져 3개밖에 넣지 못했다. 공격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20분도 채 되지 않은 출장시간에 더블더블을 해내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여전히 헤인즈가 KBL 최고 수준의 생산력을 지녔다는 의미다.
헤인즈는 기본적으로 영리하다. 상대의 환경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괜히 장수 외국인선수가 아니다. 문 감독의 말대로 경기를 거듭할수록 컨디션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건 여론이다. 이날 인천에선 헤인즈가 경기 중반 등장하자 야유가 쏟아졌다. 헤인즈는 당분간 원정경기서는 이런 푸대접을 받을 수 있다. 워낙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헤인즈는 당분간 멘탈 관리가 관건이다. 평정심이 무너지지 않아야 SK도 헤인즈 복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 이젠 누구 위주로 기용?
SK에 헤인즈와 심스의 역할분담 문제는 헤인즈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부터 대두했다. 문 감독은 승부처에서 심스를 투입하는 데 주저했다. SK 특유의 공격적인 3-2 지역방어가 헤인즈에게 특화된 전술이기 때문이다. 심스의 경우 헤인즈에 비해 지역방어 이해도가 살짝 떨어진다. SK는 심스가 투입될 경우 일반적인 지역방어와 맨투맨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았고, 이는 SK 특유의 속공 농구를 실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헤인즈 없는 5경기서 심스의 활약은 좋았다. 평균 19.4점을 넣었다. 본인의 평균 10.9점보다 훨씬 높았다. 심스 역시 기본적으로 세트 오펜스에선 파괴력이 있다. 장신이면서도 유연한 몸놀림을 지녔다. 상대 외국인 빅맨들에게 쉽게 밀려나지 않는다. SK는 심스가 없는 동안 확실히 수비보단 공격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전 포지션에 걸쳐 경쟁력이 있는 멤버로 구성된 SK는 심스가 중심을 잡으면서 나름대로 안정감도 생겼다. 다시 말해서 헤인즈 없이 시즌을 소화하면서 포기한 옵션도 있지만, 발견한 옵션도 있다는 의미다. 전체적으로는 사용할 옵션이 많아졌다. 좀 더 팀이 안정된 느낌이다. 이건 분명한 수확이다.
문 감독은 향후 헤인즈와 심스의 활용방안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진 않았다. 선두다툼, 상대팀의 환경 등에 따라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서 두 사람의 출전시간은 요동칠 수 있다. 확실한 건 SK가 더 이상 헤인즈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얻은 것이다. SK는 이날 전자랜드에 패배했지만, 헤인즈의 부활 가능성과 SK 농구 시스템의 정립 차원에선 기분 나쁜 패배는 아니었다.
▲ 헤인즈-심스, PO 고민으로 이어진다
문 감독과 SK의 고민은 정규시즌 순위다툼과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진다. SK는 이날 패배로 2위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모비스, LG와 선두다툼 중이다. 시즌을 잘 치르고도 3위로 내려앉아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를 수도 있다. 때문에 정규시즌서 최소 2위를 해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선 헤인즈와 심스의 황금조합을 빨리 찾아서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멀리는 포스트시즌까지 영향을 미친다. SK는 지난 봄 포스트시즌서 정규시즌과 비슷한 전략으로 나왔다. 포스트시즌 맞춤형 전략으로 나온 모비스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SK로선 헤인즈의 복귀와 심스 옵션으로 큰 경기를 내다볼 수도 있다. SK는 김선형, 변기훈, 주희정, 최부경, 김민수, 박상오, 박승리 등 타 팀에 비해 강력한 국내선수 진용에 1순위급 외인만 2명이다. 이들을 어떻게 융화시키느냐는 문 감독의 몫이다. 이젠 모비스와 LG의 변화를 잘 살필 시기도 됐다. SK에 헤인즈와 심스의 황금분할 찾기는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헤인즈(위, 가운데), 심스(아래).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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