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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30대의 황정민은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그가 9년 만에 또 다른 황정민표 멜로로 돌아왔다.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감독 한동욱)는 다시 한 번 황정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너는 내 운명'으로 청룡영화상과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의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그의 멜로가 또 한 번 관객들의 가슴을 아리게 할 준비를 끝마쳤다.
40대의 배우가 출연하는 멜로 영화는 순수 보다는 세상을 이미 알아버린 사람들의 사랑싸움이 그려지기 일쑤다. 하지만 황정민이 출연한 멜로는 순수 그 자체로 다가온다. 이번 역시 그렇다. '남자가 사랑할 때'의 태일의 모습은 한 여자를 향한 순수한 사랑, 가족을 향한 투박한 사랑을 품은 인물로 그려진다.
황정민은 "사랑이야기는 따지고 보면 어느 나이 대에 국한돼 있는 건 아니다. 텔레비전의 여파가 커서 그런지 젊은 이십대의 사랑에만 집중돼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밀당(밀고 당기기)이 돼야 한다. 그런데 난 그게 별로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너는 내 운명'을 할 때가 30대 중반이었는데 마흔이 돼서 사랑이야기를 하겠다고 이야기했었다. 그 얼굴을 보고 싶었다. 40대가 된 배우 황정민이 멜로 연기를 할 때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보니까 좋다. 확실히 틀린 것 같다. 어떤 면이라고 말하기 그렇지만 다가오는 깊이가 다르다. 느낌이나 그런 것들에서 조금 더 깊이감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디테일해졌다고 해야 하나. 호정(한혜진)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고, 사랑을 처음하게 되면 어떻게 할지 모르는 공기들이 있다. 그런 디테일 들이 깊어졌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디테일하게 완성된 황정민의 모습은 영화 '신세계' 속 정청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정청과 태일 모두 건달이라는 점, 거친 외양을 지녔다는 점 등에서 비슷해 보일 수 있겠지만 그가 말하는 '디테일'이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인물로 보여진다. 그럼에도 영화가 공개되기 전 정청과 비슷하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황정민은 "걱정은 했지만 큰 걱정은 아니었다. 분명히 이야기와 인물이 다르니 충분히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스스로의 자심감과 믿음이 있었다"며 "큰 부담은 아니었지만 조그마한 걱정 정도였다. 그것보다 더 좋은 것들이 있어서 출연하게 됐다. 그래도 관객들이 봤을 때 같은 건달이라도 정청과는 느낌이 다른 건달이라고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위협적 패션의 투박한 건달로 분한 황정민은 자신만의 투박한 진심으로 호정 역의 한혜진의 마음을 훔쳤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처음. 그동안 남자 상대 배우, 현장의 남자 스태프들 사이에서 연기해 왔던 황정민이 한혜진을 보고 눈을 잘 못 마주치겠다고 한 말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황정민은 "혜진이는 수더분하고 진짜 착하다. 변함없이 착하다"며 "한혜진을 둘러싼 좋은 기운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황정민은 자신의 최고 흥행작인 '신세계', 배급사 NEW에서 '남자가 사랑할 때' 바로 전에 선보인 천만영화 '변호인'과 연관 지어 흥행 욕심을 살짝 내비쳤다.
그는 "'신세계'보다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드라마의 경우 잘 되는 드라마의 후속 작품도 그 여파를 받아 시청률이 잘 나오는데 '변호인'이 잘 되고 있으니까 드라마처럼 안 될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황정민이 출연한 '남자가 사랑할 때'는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된 건달과 그 남자에게 점점 마음을 여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멜로 영화다. 황정민이 건달 태일, 한혜진이 그를 사랑에 눈뜨게 하는 호정 역을 맡았으며 곽도원, 정만식, 김혜은, 남일우, 강민아 등이 출연했다. 오는 22일 개봉.
[배우 황정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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