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강산 기자] "어디서 야구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제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다."
한화 이글스의 새 외국인투수 케일럽 클레이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았다.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법도 한데, 어느새 '한화맨'이 다 돼 있었다. "팀의 일원이 됐다는 느낌이 든다"는 클레이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김응용 한화 감독도 "몸 관리 잘하고 많이 먹어라.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그의 합류를 반겼다.
지난달 한화와 계약한 클레이는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4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 1라운드 지명 선수라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그는 아직 꽃피우지 못한 유망주라는 사실을 알 있다. 화려한 경력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한화는 그의 장래성을 높게 봤다. 이름값에 휘둘리지 않은 선택을 한 이유다.
클레이는 마이너리그에서만 7시즌을 뛰며 통산 147경기에 등판, 26승 33패 평균자책점 4.19, 369탈삼진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마이너리그 27경기 중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2.96(158⅓이닝 52자책)을 기록했고, 피안타율도 2할 2푼 5리로 좋았다. 140km 초반대 직구에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 클레이에 대해 한 야구 관계자는 "찰리 쉬렉(NC 다이노스)과 비슷한 스타일이다"고 평가했다.
마이데일리는 22일 오키나와 현지에서 한화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클레이와 만나 올 시즌 각오를 들어봤다. 그는 인터뷰 내내 '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다음은 클레이와의 일문일답.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 한화 선수단과 1주일간 함께 훈련해본 소감은.
"선수들이 환영해줘서 정말 좋았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했는데 벌써 팀의 일원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 좋다."
처음 합류하자마자 김응용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몸 관리 잘하고, 많이 먹으라고 하셨다. 함께하게 돼 기쁘다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다."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받은 건 굉장한 유망주였다는 뜻이다. 그만큼 한국행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계속 유망주에만 머물렀다. 작년에 트리플A에서 괜찮은 성적을 올렸지만 빅리그에 올라가지 못했다.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이유다. 새 환경에서 새 선수들과 함게 도전하는 게 내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한 번도 메이저리그에 입성하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메이저리그에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 같다. 물론 실망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국 오기 전에 한화는 어떤 팀이라고 들었나.
"한국과 일본 모두 리그가 있다는 얘기만 들었다. 에이전트가 접촉하기 전까지는 한화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나이 많은 외국인선수들이 한국 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얘기만 들었다."
한화는 최근 5년 중 4년간 최하위였고, 투수력도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본인에게 쏠리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 그에 따른 부담감은 없나.
"내게 기대하는 부분을 알고 있지만 큰 부담은 없다. 마이너리그에서 월봉 7000달러를 받든 메이저리그에서 연봉 2000만 달러를 받든 야구하는 것은 똑같다. 어디서 야구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제 역할을 하는 게 당연하다. 나는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야구는 야구일 뿐이다." (②에서 계속)
[한화 이글스 케일럽 클레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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