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블론세이브를 적게 하겠다.”
한신 오승환이 23일 일본 오사카로 향했다. 미리 구해놓은 자신의 숙소에 짐을 푼 뒤 24일 한신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질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으로 향한다. 이례적이다. 외국인선수가 스프링캠프에 조기에 합류하는 것 자체가 생소하다. 그만큼 일본 정복에 대한 오승환의 의지가 강하다. 오승환의 에이전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그동안 자신의 페이스대로 몸을 잘 만들었다”라고 흡족해했다. 실제 23일 김포공항에 나타난 오승환의 얼굴은 검게 그을렸고, 볼살이 쪽 빠졌다.
▲ 8일 빠른 합류의 의미
종목을 막론하고 외국인선수의 비 시즌 전지훈련 캠프 합류는 늦으면 늦었지, 빠른 경우가 드물다. 그들에게 익숙한 자국에서 몸을 만들어오고, 또 최대한 익숙한 곳에서 심신을 안정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국내야구도 외국인선수들은 보통 해외 스프링캠프 첫날에 곧바로 현지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이 늦어지거나 신변정리 차원에서 더 늦게 합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본야구의 단체훈련 시작일은 2월 1일이다. 일본은 한국과는 달리 비활동기간 마지막날인 1월 31일까지 스프링캠프를 차리지 않는다. 추운 날씨로 1월 말에 스프링캠프를 꾸릴 수 있게 한 한국과는 다르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시무식 이후 대부분 선수가 경기장에 나와서 개인훈련을 하는 것처럼 일본도 1월 말이면 대부분 자국선수가 경기장에 나오거나 따뜻한 곳에 모여 개인 훈련을 한다.
한신 자국선수들은 24일 기노자구장에 모여 개인훈련을 시작한다. 오승환이 이 타이밍에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이다. 오승환은 팀내 외국인선수 중에선 가장 먼저 한신 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한다. 오사카 언론과 한신 팬들로선 이런 오승환이 예뻐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오승환도 일본야구와 팀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 하던대로와 플러스 알파
오승환은 김포공항 스텐딩인터뷰에서 괌 개인훈련 얘기를 꺼냈다. 이미 일본을 정복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 중인 임창용, 일본 최고 마무리로 이름을 드날렸던 KIA 선동열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했다. 그들의 공통 키워드는 ‘하던대로’였다. 오승환이 삼성에서 보여준 기량을 그대로 보여주면 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야구는 분명 한국야구와는 다르다. 한국보다 좀 더 정교한 타격을 하는 타자가 즐비하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오승환도 수 없이 들었을 것이다. 삼성시절에도 오승환의 제구 자체는 썩 정교한 편은 아니었다. 대신 압도적이고 강력한 직구 힘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무력화했다. 오승환도 상황에 따라 완급조절 혹은 능숙한 변화구 구사를 할 필요가 있다.
24일부터 기노자구장에서 함께 훈련하는 한신 선수들이 이런 점들에 대한 생각을 오승환과 공유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외국인투수들과 국내선수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얘기를 해주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개인주의 성향은 강하다. 그래도 오승환이 먼저 다가서면 동료들은 언제든지 마음을 열 수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미 한신 선수들이 오승환의 스프링캠프 조기합류에 반색했다고 한다.
오승환은 출국인터뷰에서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 소통이 되려면 일본어 공부는 필수다. 백인천 한국은퇴선수협회 명예회장도 “오승환에게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팀 동료와 빨리 친해지길 권하고 싶다. 일본어 공부도 해야 한다”라고 조언한 바 있다. 백 명예회장은 “외국인선수가 한 번 철저히 외톨이가 되면 추후에는 더욱 자국선수들과 친해지기 힘들다”는 일본야구의 특성도 전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오승환이 24일 한신 스프링캠프 참가 이후 해야 할 일은 결코 적지 않다.
오승환은 삼성에서처럼 블론세이브를 최대한 적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역설적으로 최대한 많은 세이브를 따내겠다는 의미다. 외국인선수는 무조건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오승환의 출발은 좋다. 괌에서 개인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일본야구에 적응하려고 하는 의지도 돋보인다. 게다가 한신은 그런 오승환을 애지중지한다. LG와의 연습경기를 데뷔전으로 잡은 것도 알고보면 오승환에게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한 배려다. 오승환이 효자용병이 될 준비를 마쳤다. 스프링캠프 조기합류에 그 의지가 엿보인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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