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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대한민국 빙상연맹이 버린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세계랭킹 2위)의 복수전이 시작된다.
안현수는 명실상부 세계 쇼트트랙의 1인자였다. 그를 막을 자는 없었다. 2002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종합우승을 시작으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을 차지하는 등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동계아시안게임과 월드컵, 세계선수권은 안현수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한국 쇼트트랙의 고질병인 파벌싸움이 안현수의 발목을 잡았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당시 안현수를 지도한 건 당시 남자대표팀 송재근 코치가 아닌 여자대표팀 박세우 코치였다. 안현수는 남자선수들이 아닌 여자선수들과 훈련해야 했다. 그럼에도 3관왕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건 순전히 안현수 본인의 노력 때문이었다.
시련이 찾아왔다. 2008년 무릎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한 안현수는 2009년 대표선발전서도 고배를 마셨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무대에도 서지 못했다. 결국 그는 2011년 4월 러시아로의 귀화를 시도했고, 8개월 뒤인 12월 국적을 취득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소치올림픽에서 업적을 남기고자 했던 러시아는 안현수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안현수는 이를 수락했다. 그렇게 그는 '빅토르 안'으로 다시 태어났다.
안현수는 2012년 쇼트트랙월드컵 1차대회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이후에도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진가를 발휘했고, 20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4 유럽쇼트트랙선수권에서 4관왕으로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큰 경기 경험까지 보유한 안현수로서는 이번 올림픽에 부담을 느낄 이유가 없다. 8년 만의 올림픽 복귀전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안현수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캐나다와 한국. 캐나다는 세계랭킹 1위 찰스 해믈린과 올리비에 장(8위) 등이 버티고 있다. 2005년 이후 기량이 급성장한 해믈린은 1500m와 1000m에서도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월드컵대회에서는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명실상부 쇼트트랙 세계 최강자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이한빈(세계랭킹 3위)과 신다운(20위), 박세영(10위), 이호석(22위)이 출전한다. 이호석은 암으로 투병 중인 노진규(7위)를 대신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을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주력 종목인 1500m와 5000m 계주 금메달도 장담하기 쉽지 않다. 한국의 취약 종목인 500m에는 안현수, 해믈린은 물론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러시아)까지 등장해 더욱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
러시아도 새로운 빙상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현수, 그리고레프를 비롯해 세멘 엘리스트라토프, 비아체슬라브 쿠르기니안에 안드레이 미카쇼프까지 등장했다. 현지에서는 내심 5000m 계주 우승도 기대하는 눈치다. 러시아는 5000m 계주에서 미국, 캐나다에 이어 세계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주축은 당연히 안현수다. 빙상연맹이 잡지 못한 '한국인' 안현수가 러시아에서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제패를 노린다. 이는 단언컨대 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다.
[안현수(오른쪽)가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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