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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푸이그의 지각이 불상사의 시발점이었다.
LA 다저스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5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서 지각했다. 다른 선수들이 몸을 풀고 타격훈련을 할 때 뒤늦게 출근을 한 것. 원래 이날 푸이그는 2번 우익수로 변함 없이 선발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외신과 현지 중계진에 따르면, 돈 매팅리 감독이 진노했다고 한다. 메이저리거로서 기본을 망각했다고 본 것이다.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를 선발라인업에서 뺐다. 동시에 교체선수로도 활용하지 않았다. 완전히 1경기를 결장시켰다. 매팅리 감독은 대신 맷 캠프를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캠프는 발목 부상에서 회복해 부상자명단에서 벗어나 메이저리그 25인 엔트리에 들어온 상황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안드레 이디어를 우익수로 돌렸다. 그렇게 다저스는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에 긴급하게 선발라인업을 수정했다. 캠프는 부랴부랴 복귀전을 준비했다.
아무래도 이 과정에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으나 푸이그의 지각이 팀 분위기를 가라앉힌 듯했다. 다저스는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날은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 다저스는 공수에서 류현진을 전혀 도와주지 못했다. 잇따라 실책성 플레이를 했고 실제로 실책 2개로 류현진을 괴롭혔다.
푸이그 대신 출전한 캠프의 경기력도 아쉬웠다. 타석에선 타점을 신고했지만,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수비 실전감각이 부족했다. 낮 경기의 특수성도 더해지면서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캠프는 1회 2사 2,3루 위기서 크리스 모스의 중전 적시타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공을 펌블해 타자주자 모스를 2루까지 보내줬다. 캠프는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선 투수 라이언 보겔송에게 중전안타를 사실상 만들어줬다. 타격이 약한 투수 보겔송인데 전진수비를 펼치지 않은 아쉬움이 남았다.
류현진이 2회 2사 2루에서 브랜든 힉스에게 중견수 방향 깊숙한 타구를 맞았다. 펜스 부근까지 날아간 타구였으나 캠프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캠프가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면서 1점을 추가로 내줬다. 캠프는 실전 감각이 부족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다행히 경기 중반 이후엔 안정적인 모습. 어쨌든 LA 다저스는 초반 흐름을 완벽하게 샌프란시스코에 넘겨줬다.
LA 다저스는 패배했다. 4회부터 추격을 시작했으나 초반 대량실점 악재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그 중심에 푸이그의 지각에 이은 결장이 있었다. 푸이그가 정상적으로 출전했다면 부상에서 막 회복한 캠프가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은 없었다. 애당초 선발라인업에선 캠프는 벤치멤버였다. 캠프 개인적으로서도 홈 개막전이자 낮 경기서 주전보다 백업으로 천천히 실전 감각을 키워가는 게 좋은 시나리오였다.
모든 선수의 플레이가 좋지 않았다. 야수들의 초반 집중력이 떨어졌고 류현진도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모든 결과의 원인을 제공한 자는 푸이그였다. 지난해에도 지각으로 논란을 빚었던 푸이그는 항상 메이저리거로서의 기본적인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다. 그러나 이날 선발 출전을 하지 못한 푸이그는 경기 도중 자숙을 하기보단 오히려 덕아웃 분위기를 직접 이끌며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한국야구와 메이저리그의 문화는 다르다. 하지만, 누가 봐도 지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추격 흐름에서 덕아웃 치어리더 노릇을 하는 건 좋게 보이진 않았다. 단 한 경기였지만, LA 다저스로선 많은 걸 느꼈다. 이날 패배를 재정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다. 푸이그 역시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 같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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