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장르극을 표방한 SBS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이 숨가쁘게 달려왔다. 28일에는 빠른 추리극이었던 '신의 선물-14일'의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취지로 스페셜 특집이 방송되기도 했다. 그만큼 극중 한샛별(김유빈)의 납치 용의자를 찾아가는 과정에 시청자들은 게임을 하듯 추리해야 했다.
첫 회부터 아이가 납치되고 엄마 김수현(이보영)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월화극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무게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드라마적인 재미를 주기 위해 이동훈 PD는 '연제욱 카드'를 사용했다.
배우 연제욱은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내 캐릭터 이름 자체가 왕병태이지 않나. 그렇다고 내가 딱히 변태처럼 나온 건 아니었지만"이라며 재치있게 말문을 열었다. "감독님이 그렇게 주문을 했던 것 같다. 유머있는 부분을 원하셔서 제니 역의 (한)선화와 나름 합을 짜서 극의 긴장감을 조금은 늦추는 작용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연제욱은 '신의 선물-14일'에 출연했던 많은 배우들과 마지막 촬영날 뜨거운 인사를 나눴다. "극중에서 못 만나는 배우들이 많았다. 극중 묻지마 서포터즈로 조승우 형, 한선화와 거의 대부분을 함께 했다. 그래서 신구 선생님을 대본 연습 외에는 못 만나 뵈었는데 그게 참 아쉽다"고 말했다.
극중 그는 장난스러운 이미지의 스냅백을 쓰고 극중 천재 해커로 등장해 기동찬(조승우), 김수현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왕병태 역할에 분했다. "천재 해커라고 해서 조금 걱정을 했다.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많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캐릭터적으로 표현이 되다 보니까 컴퓨터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하면서 초반에는 재미있는 것들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제욱은 "감독님이 말하기를 '컴퓨터 잘 하는 척 하면 돼. 근데 엔터키는 꼭 눌러야 돼'라고 하셨다"며 유쾌하게 말을 이어갔다.
'신의 선물-14일' 촬영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박했고, 또 극의 내용만큼이나 극적이었다. 마지막 방송일이었던 지난 22일에는 오전까지 촬영이 진행되기도 했다. 연제욱은 힘든 상황에서도 배우들이 더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장 흐름이 유기적으로 안 될 때는 서로 농담식으로 유머를 던졌다. 전체적으로 내 유머에 웃어주기도 해서 감사했다. 밤도 많이 새고, 힘든 상황이었는데 항상 유쾌하게 했다. (이)보영 누나도, (조)승우 형도, (김)태우 형도 모두가 즐거웠다."
연제욱은 조승우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춰야 했다. 그는 '신의 선물-14일' 이전, 조승우를 만난 적이 없었지만 이제는 인간적으로도 조승우의 열혈 팬이 됐다. "정말로 형의 작품을 많이 봤다. 일단은 정말 멋있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배우로서 닮고 싶고 본받고 싶은 선배님이다. 직접 만나니 왜 사람들이 멋있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인간적으로도 정말 따뜻한 사람이고, 그래서 더 좋았다"고 전했다.
조승우와 연제욱은 촬영에서 농담 배틀을 하며 바쁜 촬영 현장에서도 숨을 돌렸다. 그는 "정신 없이 촬영한 것 같다. 어느 순간 보니 끝나 있더라. 분명 내게는 뭔가 특별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었다"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2008년 영화 '강철중:공공의 적 1-1'에서 그는 안태준 역할을 맡아, '리틀 설경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 수식어에 "정말 감사한 말이다. 설경구 선배님이라는 배우의 수식어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럽다"며 "이제는 시간이 지날 수록 배우 연제욱으로 또 시간이 지나서 열심히 하다보면 '리틀 연제욱'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배우 10년차 연제욱은 여전히 많은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과정에 서있다. 그는 "사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연기를 했지만 주변에서는 '너의 이름을 알리는 데 있어서 아쉬움이 있지 않느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기저기에 묻고 다닌다. 그러면 나오는 답은 정해져 있다. 부단히 노력하고 버티라는 것이었다. 계속 버티다보면, 내 이름 석자가 어느 순간 확립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의 선물-14일' 종영 이후 차기작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배우 10년차가 됐지만 좋은 작품이라면 오디션도 마다하지 않고 배우로서 항상 거만함을 경계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23살 때, 군대를 일찍 갔는데 그 때 불안감이 있었다. 같이 연기를 시작했던 동생, 형, 누나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조바심을 낸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이 다들 잘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니까. 나도 꾸준히 노력하고 버텨서 배우와 당당히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
[배우 연제욱.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