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 없는 '기황후', '기황후' 없는 지창욱 [종영기획③]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운명처럼 찾아온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라는 기회는 마치 배우 지창욱을 위해 준비된 무대 같았다.

29일 밤 방송된 '기황후' 마지막 회에서는 죽음을 앞두고 기승냥(하지원)과 아들 아유를 노리는 정적들을 처단하는 타환(지창욱)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기승냥의 보호 없이는 그 무엇도 하지 못 했던 겁 많고, 나약한 황자 타환은 어느새 황제로 성장해 사랑하는 연인 기승냥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타환의 극적인 성장처럼 지창욱도 '기황후'를 통해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사실 지창욱은 역사 왜곡 논란 등으로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던 '기황후'에 뒤늦게 합류한 배우였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지창욱의 합류는 결과적으로 스스로에게도, '기황후' 팀에게도 신의 한 수가 됐다.

작품에서 지창욱은 어린 소년이 고무줄을 끊듯 연심으로 기승냥을 괴롭히는 짓궂은 모습부터, 허울뿐인 황제가 느끼는 두려움,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될까 두려워하는 남자의 모습, 그리고 믿었던 이들의 배신으로 인해 겪는 상실감까지 복합적인 타환의 감정을 노련하게 표현해냈다. 극중 가장 변화의 폭이 큰 타환 캐릭터가 살아나며, 작품을 한층 더 풍성해 질 수 있었다.

지창욱 개인적으로도 KBS 1TV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의 동해 이후 자신의 연기 인생을 대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며 또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창욱이 아닌 '기황후' 속 타환을 상상할 수 없었고, '기황후'를 만나지 않은 지창욱의 모습도 그러했다. 말 그대로 물을 만난 지창욱은 '기황후' 속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기량을 드러냈다.

[배우 지창욱.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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