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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기영규 역, 처음엔 근자감도 있었다"
그룹 B1A4 바로는 지난달 22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극본 최란 연출 이동훈)에서 6세 정신연령을 가진 지적장애인 기영규 역을 연기했다. 적은 분량, 그럼에도 어려운 역할이었기에 바로의 도전은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발전하는 그의 모습은 호평을 얻기 충분했다.
바로는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빨리 끝나 아쉽다. 어려운 역할로 인한 마음 고생은 안했다. 시청자들마다 개인의 취향이 있으니까. 영규 캐릭터를 준비할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게 제일 아쉽긴 하다"고 입을 열었다.
사실 바로는 '신의 선물-14일'에서 기영규 역이 아닌 왕병태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하지만 오디션 현장에서 이동훈 감독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기영규 역을 추천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바로 역시 기영규 역을 보자마자 느낌이 왔다. "뭔가 내가 해야할 것 같고 나와 비슷한 것 같았다"는 것이 바로의 설명이다.
바로는 "처음에 왕병태 할때까지만 해도 서먹서먹했다. 병태를 준비하면서도 내껀가 싶기도 하고 오디션에 붙을 것 같지도 않았다. 내 성격과 어울리지도 않고 뭔가 내 옷이 아닌 그런 느낌이었다"며 "근데 갑자기 감독님이 '잠깐만 기다려봐' 하면서 영규 대본을 갖고 오시더라. 그걸 받자마자 되게 느낌이 이상했다. 기분이 좋고 '이걸 내가 꼭 하고 싶다'고 어필 하게 됐다. 그러니 감독님도 흐뭇해 하셨고 오디션 당시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고 설명했다.
"감독님은 내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하더라. B1A4 바로라고 인사드리니까 '응답하라 1994' 잘 봤다 하시고 B1A4는 사실 잘 모르겠다고 하셨다. 기영규를 진짜 우연찮게 만나서 어필을 했는데 왜 기영규 역에 느낌이 왔는지 그 이유도 사실 잘 모르겠다. 솔직히 딱 뭐가 닮았다고는 못하겠다. 그냥 처음엔 약간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은 도전정신도 있었고 복합적이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뭔가 '영규를 내가 해야겠다. 영규는 내꺼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바로는 기영규 대본을 받고 기영규의 평소 모습, 성격 등 구상이 모두 떠올랐다. 대사가 별로 없었음에도 뭔가 자신이 생각했던 아이인 것 같았다. 하지만 준비할 시간이 다소 부족했던 탓에 막상 촬영에 들어간 뒤에는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자신있게 연기했지만 맞춰가는 것이 필요했고 그만큼 스타일도 바뀌었다.
바로는 "기영규 역을 한다고 일을 다 벌려 놓을 때까지만 해도 걱정은 안들었다. '욕 먹으면 욕 먹는거지 뭐. 내가 얼마나 피해를 주겠어'라는 생각이었다. 근데 처음에 그 정도로 몸이 안 따라가줄 줄은 몰랐다"며 "솔직히 연기라는게 마음 가는대로 따라와 주는게 아니다. 마음은 완벽한 영규였는데 막상 영규를 하기로 하고나서 촬영에 바로 들어가니 그만큼 준비가 안됐다. 그러니 그 상태에서 멘붕이 온거다. 마음처럼 안 따라줘서 좀 많이 속상했다"고 고백했다.
"반응도 당연히 봤다. 확실히 내가 진짜 영규가 편하다고 느껴지던건 촬영 막바지였다. 진짜 아쉬운게 그거다. 영규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고 솔직히 어색하기도 하다. 왔다 갔다도 많이 한다. 영규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목소리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그건 내가 이것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해서 뒤죽박죽 된 면도 있다."
사실 바로에게 일부 네티즌들은 영화 '7번방의 선물' 속 용구 역 류승룡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바로는 "'7번방의 선물'을 보긴 했지만 2년 전 개봉 때 한번 본게 전부다. 내 몸에 뭔가 배어 있어서 그렇게 나왔을지도 모르겠는데 예승이 아빠가 롤모델은 아니었다"며 "우연찮게 비슷하다고 했는데 비슷하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내가 애초에 생각했던 방향으로 하는게 더 나을 것 같아 그렇게 했다"고 털어놨다.
"누구 따라하는것 같다는 반응을 보고는 그렇게 안 하려고 바꿔 보기도 했다. 근데 그런걸 신경 쓰면서 하다 보니까 제대로 된 정답을 못 찾겠더라. 이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원래 생각했던 영규를 빨리 내가 몸에 습득을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그러다보니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지적장애인 역할이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다. '응답하라 1994' 때나 '신의 선물-14일' 때나 항상 '오버하지 말자'가 제 목표였다. 내가 오버해서 표현하면 사람들도 솔직히 다 느낀다. 극 흐름에 방해가 되는 자체가 싫었다. 그래서 더 내 모습이 보어더라도 최대한 오버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했다. 그게 차라리 제일 나았던 것 같다."
오버하지 않고, 극의 흐름에 잘 흡수되기 위한 바로의 노력은 결국 호평을 얻었다.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이에 흔들리지 않았고, 자신의 신념대로 하고자 노력했다. '신의 선물-14일'이 한국의 장르물 개척에 한 획을 그었다면 바로는 아이돌의 연기 도전에 있어 남다른 도전으로 한 획을 그었다.
바로는 "'신의 선물-14일' 시청자들은 범인 찾느라 힘드셨을 것 같다. '응답하라 1994' 때는 남편이 누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엔 범인이 누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만큼 '신의 선물-14일'은 이후를 알 수 없는 좋은 작품이었다. 또 극중 영규라는 캐릭터를 많이 예뻐해 주셔서 감사하다. 기억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의외였다. 이 정도일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찾아뵐지 모르겠지만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아마 차기작보다 B1A4 앨범이 더 먼저 나올 것 같은데 앨범에 몰두하고 있으니 B1A4 앨범도 많이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B1A4 바로. 사진 = WM엔터테인먼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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