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1등급 히트상품이 떴다.
한화 이글스 이태양이 117구 투혼을 선보이며 2승에 입을 맞췄다.
이태양은 13일 창원 마산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17구를 던지며 3피안타 7사사구를 내줬지만 삼진 5개를 곁들이며 2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팀의 5-2 승리를 이끈 이태양은 데뷔 첫 승을 따낸지 2경기 만에 시즌 2승(3패)째를 챙겼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종전 4.04에서 3.86(56이닝 24자책)으로 끌어내렸다. 117구는 데뷔 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 그야말로 투혼이었다.
이날 이태양은 최고 구속 147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포크볼 등 자신의 주무기를 십분 활용해 NC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특히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말에는 1사 만루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위기관리 능력까지 선보였다. 올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이자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호투로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의 주축임을 입증한 이태양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시즌 첫 NC전 등판서 3이닝 7실점(6자책) 최악의 투구를 펼쳤던 이태양이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볼넷 6개를 내주긴 했으나 제구 불안은 아니었다. 효과적으로 떨어진 유인구를 NC 타자들이 잘 참아낸 게 컸다. 실제로 이태양은 이날 전까지 49이닝 동안 볼넷을 12개만 내주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친 투수다. 이날도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맞선 것이 주효했다.
1회말 볼넷과 사구 하나씩 내줬지만 득점권 출루 허용 없이 첫 이닝을 넘긴 이태양은 2회와 3회를 삼진 2개 포함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는 위력을 선보였다. 타선도 2점을 보태 이태양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 모창민과 나성범에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이호준을 5-4-3 병살타로 처리, 한 점과 아웃카운트 2개를 맞바꾸는 선택을 했다. 곧이어 에릭 테임즈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권희동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쳤다. 5회에는 1사 후 지석훈에 볼넷을 내줬으나 김태군과 김종호를 나란히 땅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최대 고비는 6회. 선두타자 모창민을 3구 삼진 처리한 뒤 나성범에 볼넷, 이호준에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허용해 위기에 몰렸다. 테임즈를 고의4구로 내보내 1사 만루. 후속타자 권희동에 7구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2점째를 내줬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7구째 슬라이더는 몸쪽으로 잘 떨어졌지만 권희동이 참아냈다. 하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계속된 만루 위기에서 손시헌을 4-6-3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터닝포인트였다.
팀이 3-2 한 점 차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07구나 던졌기에 교체할 만도 했으나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서 불펜을 대거 소모한 한화로선 대안이 없었다. 6회 대위기를 넘긴 이태양은 선두타자 지석훈을 루킹 삼진 처리했고, 대타 박정준과 김종호를 나란히 2루수 땅볼로 잡아 공 10개로 이닝을 마쳤다.
이태양의 투혼에 타자들도 힘을 냈다. 한화는 8회초 펠릭스 피에의 2루타와 조인성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5-2로 격차를 벌렸다. 이태양의 어깨를 상당히 가볍게 해준 2점이었다.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윤규진이 나머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선방, 이태양과 팀의 승리를 완성했다. 팀에게도 KIA 3연전서 난타전 끝에 1승 2패로 밀린 아쉬움을 씻고 20승 고지에 오른 매우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이태양은 NC전서 부진을 보인 다음날 취재진과 만나 "맞는 날도 있죠"라며 웃어 보였다. 지난 부진은 빨리 잊고 다음 등판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였다.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이태양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이후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며 케일럽 클레이(웨이버 공시)와 유창식(부상)이 빠진 선발진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경기 후 "이태양이 에이스다. 에이스가 나왔는데 당연히 이겨야지"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고, 이태양은 "6회와 7회에는 타자만 보면서, 1구 1구에 전력을 다했다. 지난 NC전서는 대량 실점을 했는데, '칠 테면 쳐보라'는 생각으로 전력 투구했다"고 말했다. 포수 조인성도 "경기 전에 (이)태양이와 동료로서 많은 대화를 나눈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제는 꾸준함까지 갖춘 이태양. 올 시즌 1등급 히트상품으로 떠오르기에 손색이 없다.
[한화 이글스 이태양.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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