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안산 강산 기자] 공격 본능을 회복한 '꽃사슴' 황연주(수원 현대건설)가 펄펄 날았다. 우리가 알던, 바로 그 황연주가 돌아왔다.
황연주는 2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대전 KGC인삼공사(이하 KGC)와의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블로킹 3개와 서브득점 1개 포함 41득점 공격성공률 48.68% 맹활약을 펼쳤다. 황연주의 눈부신 활약 속 현대건설은 KGC를 세트스코어 3-1(25-22 23-25 25-22 25-23)로 꺾고 기분 좋은 대회 첫 승리를 손에 넣었다. 이날 황연주가 기록한 41점은 김연경(당시 흥국생명, 현 터키 페네르바체)이 세운 38점을 뛰어넘는 역대 컵대회 최다 득점이다.
황연주는 지난 2013~2014시즌 V리그서 30경기에 출전, 경기당 평균 9.17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공격성공률도 39.23%로 좋지 않았다.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도 좌절됐다. '캡틴'으로서 책임감이 컸다. 정점을 찍었던 시즌과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경기당 평균득점이 10점 미만으로 떨어진 건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절치부심했던 황연주다.
이날 경기 전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황연주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본인 의지가 매우 강하다. 2년간 타점이 떨어져 하락세를 보였고, 서브리시브에도 가담하다 보니 부담이 커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수비 부담 주지 않고 라이트로 뛰게 한다. (황)연주의 옛날 모습을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황연주도 양 감독의 뜻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후문.
양 감독은 흥국생명 코치로 재직하던 2006년부터 황연주와 함께했다. 누구보다 그를 잘 알고 있다. 둘은 2010년 황연주가 현대건설과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회했다. 양 감독은 현대건설 코치로 재직한 지난 시즌까지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1회)과 준우승(2회)에 기여한 바 있다.
양 감독의 주문대로 황연주는 공격에 집중했다. 공격 본능을 회복한 황연주는 분명 무서운 존재였다. 1세트부터 블로킹 2개 포함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9득점을 올리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공격점유율도 48.78%로 가장 높았다. 범실은 하나뿐이었다. 9-10으로 뒤진 상황서는 오픈공격과 블로킹으로 팀이 13-10 리드를 잡는 데 일조했다. 이후 현대건설은 단 한 차례도 동점이나 역전 허용 없이 첫 세트를 따낼 수 있었다.
황연주의 공격본능은 무서웠다. 2세트서 11득점 공격성공률 52.63%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점유율도 51.35%였다. 외국인 선수의 점유율과 진배 없었다. 승부의 분수령인 3세트서도 11점을 올렸는데, 성공률이 무려 62.50%에 달했다. 특히 19-21로 뒤진 상황서 2차례나 연속 득점을 올리며 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기여했다. 공격 순도도 만점이었다. 3세트까지 무려 31점을 올린 황연주는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4세트에도 황연주의 활약은 계속됐다. 15-15 동점 상황에서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23-22 접전 상황에서는 강력한 오픈공격으로 팀이 매치포인트에 도달하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24-23 상황에서 경기를 끝낸 마지막 득점도 황연주의 몫이었다. 4세트서도 10점을 올리며 팀이 접전 상황에서 승리하는 데 제대로 한몫했다. 지난 시즌 V리그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한을 완전히 풀어버린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황연주는 경기 후 "'한물 갔다'는 주변의 평가에 속도 상했지만 감독님께서 몸 관리를 잘해주셨고, 자신감도 찾았다. 아프지 않아야 내 실력이 나올 수 있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님께 첫 승을 안겨드려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황연주(오른쪽)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 안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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