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상황에 따라서 써야 할 것 같다.”
남자농구대표팀의 화두는 역시 수비. 풀코트 프레스, 하프코트 프레스를 거의 40분 내내 사용한다. 여기에 기습적인 트랩 수비와 변형 1-3-1 지역방어를 곁들인다. 신장과 파워, 기술 모두 달리는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옵션. 유재학 감독은 “수비 맞춰보느라 다른 전술을 추가할 시간도 없다”라고 했다.
수비 출발점은 역시 가드다. 가드들이 뚫리면 실점확률이 높아진다. 때문에 유 감독은 가드진 활용에 매우 민감하다. 브리검영대학 일본 뉴질랜드 대만 등 그동안 치른 평가전서 여러 조합을 실험했다. 이 작업은 뉴질랜드와의 홈 2연전을 통해서도 계속될 것이다. 꼭 수비만을 위해서도 아니다. 원활한 공격을 위해서라도 가드진 최적조합을 찾아야 한다.
▲ 수비력 극대화 양동근+박찬희
수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합은 역시 양동근과 박찬희 동시기용이다. 두 사람은 KBL서도 1대1 수비력이 가장 뛰어나다. 유 감독은 “양동근은 수비수의 길을 알고 움직인다. 전체적 움직임을 조율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기본적 수비력 외에도 동료의 수비 위치와 간격 등을 조율하는 능력을 보유했다는 의미. 양동근은 경기운영능력도 갖춘 가드다. 대표팀 가드 중에선 확실한 중심축.
다만, 양동근도 3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예전보다는 수비 범위가 살짝 좁아졌다. 이 미세한 간극을 메우는 카드가 역시 박찬희다. 박찬희는 근성이 뛰어나다. 그리고 유 감독이 주문하는 수비 소화력은 양동근과 함께 최고수준이다. 체력적으로도 팔팔하다. 때문에 수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문태종과 함께 뛰는 시간이 많다. 유 감독은 “그만큼 다른 선수가 부족한 움직임을 커버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사실상 박찬희에게 건넨 주문. 박찬희는 “힘들지만, 적응을 하고 있다. 그게 내 역할이다. 마음 단단히 먹었다”라고 했다.
여기에 수비력이 좋은 포워드 양희종이 투입되면 앞선 수비는 철벽이 된다. 하지만, 40분 내내 이 조합을 사용할 수는 없다.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카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공격력에 조그마한 약점이 있다. 유 감독은 “예를 들어 찬희는 드리블을 길게 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양동근은 패싱센스, 양희종은 외곽슛에서 미세한 약점이 있다.
▲ 공격력 극대화 김태술+김선형+조성민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조성민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조성민은 가드지만, 사실상 포워드 역할을 한다. 유 감독은 “성민이의 수비력은 보통”이라고 했다. 확실히 공격 비중이 높다. 문태종의 체력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서, 코뼈 보호대를 차는 허일영의 완전하지 않은 슛 감각을 보완하는 카드다. 조성민은 대만과의 평가전서 쾌조의 슛 감각을 선보였다.
대만과의 두번째 경기서 가장 빛난 선수는 역시 김태술이었다. 김태술은 KBL 최고의 패싱센스를 지닌 가드다. 이상민 김승현의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꽉 짜인 패턴을 많이 하는 대표팀에 김태술의 창의적 패스가 꼭 필요하다. 김태술은 다리 부상에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그는 “KCC서 운동을 제대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 유 감독은 “김태술은 어차피 체력보다는 센스”라고 했다. 공격에 최적화된 카드이기 때문에 추격해야 하는 승부처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물론 김태술은 “수비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유 감독이 대표팀 소집 이후 가장 많이 칭찬을 하는 선수 중 1명이 김선형이다. 유 감독은 “선형이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물론 기본적인 센스가 뛰어난 양동근에 비하면 부족하다. 김선형은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카드다. 스피드와 속공전개능력에선 KBL 탑 클래스. 유 감독은 “동근이나 태술이가 속공 전환 때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는데 선형이는 그렇지 않다. 선형이에겐 공격할 때 자유롭게 하라고 한다”라고 기대했다. 유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공수전환에 김선형이 확실히 잘 맞는 부분이 있다.
한국은 29일과 31일 뉴질랜드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홈 2연전을 갖는다. 전력이 한 수 아래인 대만과는 달리 FIBA 랭킹 19위 뉴질랜드를 상대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기본적으로 한국이 한 수 아래이기 때문에 극한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다. 한국농구의 기본적 약점 노출 및 보완 필요성, 각종 공수 부분전술에서의 최적 조합 찾기, 위기관리능력 시험 등 많은 부분을 점검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가드들의 중요성이 크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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