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나는 남자다'가 드디어 정규편성으로 시청자들과 재회한다. '나는 남자다'는 지상파 방송 최초 시즌제 예능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그래서 자칫 한 시즌이 끝나고 나면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자취도 없이 사라질 위험성도 크다. 이 때문에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매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임한다는 각오다.
'나는 남자다'는 오로지 남자를 위한 예능이란 콘셉트로 방송된다. 매주 다른 주제를 가지고 그 주제에 해당하는 남자들을 방청객으로 초대해 녹화를 진행한다. 실제 녹화가 진행된 3일 오후 KBS 별관 앞에는 일찌감치 '나는 남자다' 녹화에 참여하기 위한 남자 방청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말 여자 방청객은 단 한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방송국 앞에 남자들이 줄을 서서 방청을 기다리는 모습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연출을 맡은 이동훈 PD는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처음부터 어떤 큰 생각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요즘 야외 버라이어티가 트렌드인데, 우리 하나쯤 달라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남자들끼리 놀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이렇게 됐다. 일이 좀 커진감이 없지 않아 있다"며 "우리가 남자들의 토크쇼를 하긴 했지만, 남자들끼리 하는 것은 어쩌면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한다. 노골적으로 보일 수도 잇지만, 시청자 여러분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나는 남자다'에는 총 5명의 MC가 출연한다. 유재석을 필두로 임원희 권오중 장동민 허경환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조충현 KBS 아나운서는 MC보다는 패널 개념으로 방청객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이들 가운데 유재석은 권오중과는 MBC '놀러와'에서, 임원희와는 '무한도전'에서, 허경환과는 '해피투게더3'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장동민과는 처음이지만, 극과 극 방송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만큼 독특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예상돼 두 사람의 호흡 역시 기대를 모은다. 조충현 아나운서는 대중의 입장에 서서 연예인 MC들과 차별화한다.
유재석의 새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나는 남자다'는 그러나 일각에서 적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던 '사랑과 전쟁2'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오랜 기간 고정 시청층을 형성하며 사랑을 받았던 '사랑과 전쟁2'였기에 폐지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심지어 관련 게시판에서는 '나는 남자다'를 보지 않겠다는 다고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유재석은 "한 편으로는 죄송한 생각도 든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재석은 "'나는 남자다' 때문에 괜한 실례를 범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저도 '사랑과 전쟁'은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저희가 후속으로 들어가면서 본의 아니게 시청자 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은 아닌가 염려된다"며 "그래도 제가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일단 여러분께 재미를 드릴 수 있느냐 없느냐 이다. 관심과 비판 모두 내가 짊어져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시즌제 프로그램이다.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시즌2는 없다. 그래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사랑과 전쟁'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현재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은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침체기를 맞고 있다. 예능의 홍수 속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지만, 좀처럼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인기 프로그램을 밀어내고 새 프로그램을 투입한 KBS의 결정은 어쩌면 무모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유재석이라는 믿고 쓸 수 있는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유재석이 '나는 남자다'의 후속 시즌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을지, '사랑과 전쟁'의 인기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그리고 더 나아가 침체된 예능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자못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나는 남자다' MC들, 첫 녹화 당시 현장 스틸컷.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