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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울고 또 울어도 마를 줄 모른 연기력'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극본 박정란 연출 노도철 권성창)은 답답한 전개 끝에 허무한 결말로 마쳤으나 여주인공 정유미에게선 의외의 가치를 발견한 작품이었다.
18일 '엄마의 정원'이 126회로 모든 이야기를 마쳤다. 당초 막장 없는 드라마를 자신한 것처럼 출생의 비밀이란 진부한 소재에도 자극적 장면은 배재한 채 초반부가 펼쳐졌으나, 서윤주(정유미), 차기준(최태준), 김수진(엄현경), 차성준(고세원) 네 남녀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결혼을 둘러싼 갈등이 기대와 달리 상투적으로 그려지고 지루한 반복을 거듭해 큰 흥미를 주진 못했다.
후반부에 오경숙(김창숙)이 독한 악역의 역할을 수행하려 했지만 아들들을 향한 과도한 집착은 공감대가 떨어졌다. 웃음을 주는 소소한 내용이 부족해 전반적으로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로 전개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모든 갈등이 마지막회에 급작스럽게 해소된 건 한국드라마의 고질적 병폐의 재현이었다. 시청률은 첫회 9.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마지막회 15.1%, 자체최고 15.3%, 자체최저 6.5%였다.
다만 첫 일일극 주연을 맡았던 정유미는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발휘하며 열연, '눈물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정유미가 연기한 서윤주는 첫 회부터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캐릭터로 성준과는 파혼하고 경숙의 강한 반대 끝에 어렵게 기준과 결혼했지만 불임 판정을 받아 경숙으로부터 혹독한 멸시를 받아야 했으며 결국 기준과도 이혼하게 된 처량한 여인이었다.
마냥 착하고 때로는 답답하기까지 한 한국드라마의 전형적인 '캔디형' 여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대부분의 갈등이 윤주를 중심으로 펼쳐진 탓에 감정의 낙폭이 유난히 심했다. 그럼에도 정유미는 윤주가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그녀의 안타까운 처지를 매번 능숙한 눈물 연기로 표현하고 성숙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극을 이끌었다.
'엄마의 정원' 방송 기간 중 출연했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 속 발랄하고 엉뚱한 모습과 달리 드라마로 돌아오면 전혀 다른 진지한 감성 연기를 펼친 것이다. 더 나아가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 '옥탑방 왕세자' 등으로 쌓아온 이미지와도 상반된 캐릭터를 능숙하게 소화하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넓힐 수 있었다.
[배우 정유미(위),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제공-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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