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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한국 아이스하키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본선 출전의 꿈을 이뤘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집행위원회는 19일 오후(한국시간)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열린 2014년 세미 애뉴얼 콩그레스에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의 대회 진행 방식을 확정하며 한국 남녀 대표팀을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직행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 아이스하키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르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평창 동계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본선에는 총 12개 팀, 여자 아이스하키는 8개 팀이 출전해 조별리그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남자부에서는 개최국 한국과 2016년 IIHF 랭킹 1-8위 팀이 직행하고 남은 3개 팀은 IIHF 랭킹에 따른 단계별 예선전을 거쳐 결정된다. 여자부의 경우 개최국 한국과 2016년 IIHF 랭킹 1-5위 팀에 본선 직행권이 주어지고 올림픽 예선을 통해 2팀이 본선에 합류한다.
IIHF는 “한국 남자 대표팀이 지난 4월 2014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대회에서 좋지 않은 결과(5전 전패)에 그쳤지만 이후 백지선 감독의 영입 등 빠른 대처 능력을 보였고, 정몽원 회장의 적극적 지지, 관계자들의 헌신적 노력, 절대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 특유의 근성을 보였던 것 등이 평창 올림픽 출전 최종 결정에 매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올림픽 참가를 축하하며 이를 통해 아시아 아이스하키 발전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평창 올림픽 본선 직행은 IIHF가 지적한대로, 피땀 어린 노력의 산물이다.
아이스하키는 동계 올림픽의 유일한 팀 스포츠이자 최고 인기 종목으로, 특히 흥행 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공인받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에서는 열악한 저변과 대중의 관심 부족으로 ‘비인기 종목’의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하며 고전해왔다. 2011년 7월 평창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후에도 IIHF가 한국 아이스하키의 한계를 지적하며 본선 자동출전권 부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몽원 회장이 지난해 1월 취임한 후 한국 아이스하키는 ‘평창행’을 목표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 회장은 평창 올림픽 본선 출전의 실현 방안으로 ‘경기력 발전과 외교력 강화를 통한 개최국 자동출전권 획득’을 제시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총력전을 전개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지난해부터 IIHF이 자동출전권 부여의 가장 큰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단기간 내 대표팀 전력 상승을 목표로 캐나다 출신의 복수 국적 선수 3명을 남자 대표팀에 수혈했고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 팀(대명 상무)을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 출전시켰다. 평창 올림픽 유망주 육성책으로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 5명을 핀란드 메스티스(2부리그)에 파견해 경험을 축적시키기도 했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올림픽 본선 출전의 당위성을 설파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혼신을 기울였다. 지난해 11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IIHF 수뇌부와의 특별 워크숍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과 올림픽 출전을 위한 협력 체제 구축을 약속 받았고 지난 4월에는 2014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를 고양에서 개최했다.
고양 대회는 성공적으로 개최됐지만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남자 대표팀은 5전 전패로 최하위로 머물며 2015년 디비전 1 그룹 B로 강등되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고양에서의 실패를 평창행의 보약으로 삼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7월 한국인 최초로 NHL에서 활약한 백지선 감독을 대표팀 프로그램 디렉터로 영입해 각급 대표팀 시스템 운영과 관리를 일임했고 백 감독은 지난달 남자 18세 이하 대표팀 선발 트라이아웃과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프리 시즌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한국 아이스하키 체질 개선의 희망을 밝혔다. 백 감독은 테네리페에서 열리고 있는 2014 IIHF 세미 애뉴얼 콩그레스에도 참석, 한국 아이스하키의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각국 아이스하키 관련자들을 상대로 한국 아이스하키의 평창 올림픽 출전 당위성을 역설하는 등 ‘외교 사절’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IIHF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지난해부터 평창 올림픽 본선 출전을 목표로 기울여 온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 아이스하키의 올림픽 준비에 한층 힘을 실어준다는 측면에서 2014 세미 애뉴얼 콩그레스에서 평창 올림픽 아이스하키의 개최국 자동출전권 부여를 전격 결정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 확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했지만 2018년 평창 올림픽 개막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는 각오다. 올림픽 본선에서 맞붙을 강호들과의 경기력 차이를 좁히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4월 고양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에서 2014 소치 올림픽 본선 출전국인 슬로베니아에 0-4, 오스트리아에 4-7로 패배하며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 모두 소치 올림픽에 나섰던 핵심 멤버들이 대거 빠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자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 수준’까지 다다르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에 머물러 있는 여자 대표팀도 남은 시간 전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갈 길이 멀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다음달 백지선 감독을 중심으로 ‘평창 올림픽 TF팀’을 구성, 남녀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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