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그래도 후회없이 싸웠다.
벌써 2년 2개월 전이다. 2012년 7월 31일. 신아람은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준결승전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을 만났다. 5-5 동점서 경기종료 직전 하이데만의 공격을 정상적으로 막았다. 하지만, 경기장 시계가 1초에서 멈추지 않으면서 하이데만은 재차 공격했고, 득점으로 인정됐다. 신아람이 피스트에서 하염없이 흘린 눈물은 한국 스포츠외교력이 가져다 준 恨이었다.
신아람은 결국 3-4위전으로 내려갔다. 당시 상대한 선수가 순위지에(중국). 준결승전서 홍역을 치른 신아람은 순위지에에게 11-14로 무릎을 꿇었다. 결국 4위. 신아람은 에페 단체전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했다. 하지만, 가슴에 응어리진 한이 모두 풀리진 않았다. 대신 신아람은 지난 2년을 치열하게 보냈다.
신아람으로선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이 매우 중요했다.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었다. 신아람은 아직 메이저대회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서는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낸 게 전부다. 특히 개인전 메달은 도하 동메달이 전부. 금메달 지상주의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그 자체에 환호할 정도로 많이 성숙해졌다. 하지만, 막상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서 금메달에 욕심이 없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당연하다. 신아람은 그런 욕심을 낼 정도의 실력이 있었다.
신아람은 잘 싸웠다. 예선, 16강, 8강, 4강 모두 시원하게 승리했다. 준결승전서는 최인정을 누르고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전 상대는 2년 전 동메달 결정전서 만났던 순위지에. 신아람은 대등한 승부를 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조금씩 밀리는 느낌이 있었다. 결국 연장 접전 끝 패배했다. 그렇게 신아람은 또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도 신아람은 울지 않았다. 아니, 후회 없는 표정이었다. 2년 전처럼 억울한 판정도 없었다. 최선을 다하지 못해 찝찝한 것도, 억울할 것도 없었다. 순위지에는 분명 좋은 선수였다. 신아람은 그렇게 순위지에에 대한 복수, 메이저대회 첫 금메달 기회를 다음으로 넘겼다. 런던의 한을 풀지 못한 선수로 남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뭐라 할 사람은 없다.
지난 2년간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이다. 결승전까지 올라오면서 기량으로 보여줬다. 또 다시 메이저대회 금메달은 놓쳤지만, 신아람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스포츠정신을 보여줬다. 우리가 그녀를 여전히 마음속의 챔피언이라 생각하는 이유다. 신아람은 후회없이 잘 싸웠다.
[신아람. 사진 = 고양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