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마침내 그 꿈은 이루어졌다.
LG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5-8로 패했으나 SK가 넥센에 2-7로 경기를 내주는 바람에 정규시즌 4위를 확정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정규시즌 4위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의미한다. LG는 오는 19일부터 NC와 준플레이오프를 갖는다.
LG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런데 지난 해와 과정은 사뭇 다르다. 올해는 초반부터 최하위로 떨어진데다 팀의 18경기째 감독의 사퇴 표명으로 팀이 어지러워졌다.
그럼에도 LG는 2년 연속 가을 잔치를 치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지난 5월 11일, LG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맡고 있던 양상문 감독을 영입했다. 확실한 무언가를 보장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었다.
양상문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가진 경력이라고는 롯데를 두 시즌 동안 맡은 게 전부였다. 2004년 롯데 사령탑에 오른 그는 그해 최하위를 면치 못했으나 2005년 젊은 선수들에게 폭넓은 기회를 주고 손민한을 '에이스'로 거듭나게 하면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끝내 5위로 주저 앉았지만 꼴찌팀을 5위로 올린 것만 해도 성과는 분명했다.
그러나 롯데는 더이상 양상문 감독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고 이후 2군 감독이나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펼쳤지만 1군 감독으로는 검증된 무언가가 없었기에 그에게 다시 기회가 올지는 미지수였다.
양상문 감독은 "하마평에는 자주 오르는데 끝내 감독을 시켜주지는 않더라"면서 "밖에서 야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다시 기회가 올 것에 대비해 여러 준비를 했었다"라고 혹시 자신에게 돌아올지도 모르는 기회에 대비했음을 밝힌 적 있다.
LG는 그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기회를 줬고 양상문 감독은 '독한 야구'와 '시스템 야구'을 버무려 LG의 성적을 조금씩 끌어 올렸다.
경기 후반에도 상대를 안심시키지 못하는 집중력으로 숱한 '빅 이닝'을 연출했으며 투수에게 알맞은 보직을 주고 무리 없는 교체 타이밍을 가져가 원활한 투수진 운영을 펼쳐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상문 감독의 말대로 한 계단씩 올라온 LG는 마침내 4위까지 치고 올랐고 끝내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결실을 맺었다. 감독 데뷔 10년 만에 생애 첫 포스트시즌 지휘봉을 잡게 된 양상문 감독. 과연 그의 첫 '가을 야구'는 어떻게 그려질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양상문 LG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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