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드라마는 기어코 완성됐다.
LG 트윈스의 2014년 키워드는 '기적'이다. 4월 6승 15패 1무, 5월 10승 14패, 6월 10승 11패를 거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LG는 7월 13승 7패, 8월 12승 9패, 9월 이후에는 10승 7패 1무를 거두면서 '계단을 오르는 즐거움'을 깨달았다.
정규시즌 최종전이 열린 지난 17일. LG는 이날 롯데에 5-8로 패했지만 SK가 넥센에 2-7로 무릎을 꿇었고 그렇게 LG는 정규시즌 4위를 확정지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LG는 지난 해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감격의 드라마를 썼다. 올해도 가을야구를 실현했고 어찌 보면 결과는 같아 보이지만 그 과정은 달랐다.
지난 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김기태 감독은 팀의 18경기째를 치르는 날,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는 자진 사퇴를 의미했다. 선장을 잃고 표류하던 LG에 나타난 이는 양상문 감독이었다. 가을야구를 지휘한 적도 없는 그는 검증된 카드는 아니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감독, 코치로 풍부한 경험을 갖췄고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밖에서 야구를 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에 충분히 준비를 한 사람이었다.
양상문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5할 승률을 하기 전까지는 경기 끝나고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했을 때, 많은 이들은 올 시즌 안으로는 보기 힘든 장면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양상문 감독이 취임할 때만 해도 LG는 10승 23패 1무로 최하위를 맴돌고 있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커녕 5할 승률도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지난 9일 KIA전을 승리하고 기어코 5할 승률을 달성한 LG는 이미 순위가 4위까지 올라 있었고 결국 기적을 현실로 만들었다.
LG의 기적적인 레이스엔 역시 마운드의 힘이 컸다. 투수 출신인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 안정에 무던히 힘을 썼다. 타고투저가 지배한 올 시즌에 4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팀은 단 세 팀 뿐이었다. NC, 삼성에 이어 팀 평균자책점 3위에 오른 LG는 마운드의 힘이 곧 성적임을 증명했다.
초반부터 최하위로 떨어진 팀 순위, 갑작스럽게 찾아온 감독 교체 등 숱한 악재를 딛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낼 수 있는 팀이 앞으로도 존재할까. LG의 2014년은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것이 분명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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