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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작품이라면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는 우리 이웃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을 과장 없이 그려가는 과정을 통해 조용하지만 힘 있는 감동과 공감을 만든 작품이었다.
11일 밤 방송된 '유나의 거리' 마지막 회에서는 전직 소매치기, 잘나가던 건달, 꽃뱀 등 세상이 삼류라 손가락질 하던 이들의 인생에 찾아 온 봄날이 그려졌다.
유나의 의붓아버지 김회장(한갑수)과 김창만은 본격적으로 전과자, 특히 소매치기 출신을 우대하는 사회적 기업 추진에 나섰다. 전과라는 낙인으로 인해 사회로 돌아오지 못하고 또 다시 범죄로 빠져드는 소매치기들에게 도시락 업체의 배달원이라는 제 2의 인생을 선물한다는 것이 계획이었다. 창만과 유나는 자신들의 곁에서 살아가는 젊은 삼류들에게 사회적 기업 입사를 제안하고 다녔다.
그리고 유나와 창만의 결혼도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결혼 의향을 묻는 유나의 어머니 황정현(송채환)에게 창만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나는 돈이나 권력이 목표인 사람이 아니다. 목표는 분명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고 그게 유나씨다"고 답했다. 창만의 말에 유나는 쑥스러운 듯 "1절만 해"를 외쳤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팔짱 껴줄까?"며 창만에게 자신의 한쪽 팔을 내밀었다.
작품은 유나와 창만, 그리고 어느새 커플이 된 미선(서유정)과 계팔(조희봉)이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장노인(정종준)을 찾아가 시간을 함께 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었다. 활짝 웃는 이웃들을 배경으로 창만과 유나는 미래를 약속하며 키스를 나눴다.
유나와 창만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유나의 거리' 속 인물 모두는 각자의 꿈을 가지고 있고, 좌절을 맛봤고, 성취를 이뤄낸 완성된 존재들이었다. 본인과 가족 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한만복(이문식)은 장노인을 떠나보내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고, 야망 넘치던 소매치기 남수(강신효)는 착실하게 새로운 인생을 가꿔나갔다. 철부지 같던 대학생 다영(신소율)은 마지막 순간 유나를 끌어안았고, 전설의 주먹 장노인은 온전치 않은 정신으로도 주변 인물들에게 깨달음을 전했다. 소외된 이 하나 없이 각각의 이야기를 완성한 '유나의 거리'의 화법은 시청자의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극은 결혼을 약속하고 키스를 나누는 남녀주인공의 이야기로 끝을 맺었지만 50회의 대장정을 통해 각기 생명력을 얻은 인물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기에 이미 엔딩은 중요하지 않은 묘한 매력을 가진 드라마였다.
'유나의 거리' 후속으로는 배우 정유미, 오지호, 김동욱이 출연하는 JTBC 새 월화드라마 '하녀들'이 오는 12월 첫 방송된다.
[배우 이희준, 김옥빈, 송채환, 이문식, 정종준(위부터).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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