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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미생'이 웰메이드 드라마인 이유는 기존의 틀, 격을 깨뜨렸다는 데에 있다. 웹툰으로 시작해 만화책, 드라마로 이어지며 다양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열린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는 '대중의 공감을 이끄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 좌담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을 기획한 CJ E&M 이재문 PD와 원작자 윤태호 작가가 참석했다.
이 날 윤태호 작가는 "출판사에서 이 만화를 제안했는데 그 때의 제목은 '고수'였다"라며 "바둑의 고수가 나서는 내용이었는데 내가 고수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미생마'(未生馬)였다가 결국 '미생'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부작 '미생'은 현재 12회까지 방송됐지만 거의 끝까지 대본이 완고된 상태다. 반사전제작으로 제작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의 고충부터 신입사원들의 고군분투, 대리들의 숙명, 워킹맘들의 애환 및 직장 내 성차별 등이 부각돼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높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윤태호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드라마화된 것에 대해 "PD님의 곁을 지켜봤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 정말 감사하다. 김원석 PD는 100번도 넘게 원작을 봤다고 하더라"라며 "나보다 훨씬 더 내 작품에 대해 탐독, 분석한 모습에 감동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윤 작가는 본부장 혹은 사장 등이 중심이 아닌 신입사원, 대리들이 중심이 되는 '미생'에 대해 "시즌2가 만들어지더라도 장그래(임시완)가 사장이 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이어 "사실 신입사원이든 사장이든, 모두 완생이 되고자 달려가는 미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윤태호 작가는 "결국 우리 시대 미생들은 어떤 일을 헤쳐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왜 상사맨들이 저녁마다 술을 먹고 스트레스를 받나, 라고 고민을 했다"라며 "그동안 나왔던 작품들과 앞으로 나올 작품들에 대해 독자들이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웹툰은 해외에서도 관심도가 높다. 올해를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생'은 탄탄한 원작과 김원석 PD의 노력, 그리고 8주년 특별기획으로 준비한 tvN의 자존심이 모두 담긴 값진 결과다. 총 기획을 맡고 있는 이재문 PD는 "철저하게 윤태호 작가가 했던 것처럼 무역상사 직원들과 바둑기사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한 무역상사 인턴사원으로 2명의 작가가 2개월간 입사해 거래처까지 다녔다. 그 공기를 알고 나니 여러 가지 분위기가 달라지더라"라며 드라마화를 위해 웹툰 못지 않은 취재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미생'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지만 벌써부터 연장과 시즌2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재문 PD는 "최근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일본과 중국, 미국에서 '미생'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미생'은 지상파 방송국에서도 고려를 했던 작품이었으나 웹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지점에서 tvN과 손을 맞잡았다. 특히나 CJ의 다양한 콘텐츠와 맞물려 높은 시너지를 얻고 있다.
이재문 PD는 "요즘은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가 아니라 한국 드라마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윤태호 작가님이 좋은 원작을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지금 웹툰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해외 드라마가 리메이크된 지는 오래됐다. 다만, 드라마 작가들이 고수하고 있었던 시청률 올리는 공식, 강력한 스킬, 협업 시스템 등을 전반적으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던 장그래(임시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회 초년병의 눈으로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샐러리맨의 교과서라는 애칭을 얻으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매주 금, 토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미생' 포스터(맨위), 윤태호 작가(가운데), '미생' 출연진. 사진 = CJ E&M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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