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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아나운서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이미지 속에 감춰진 진짜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각자의 개성이 한껏 묻어난 영상을 통해 '리얼'한 모습들을 각인시켜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자 하는 의도다. 그들의 노력은 빛을 발할 수 있을까.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지하 1층 아나운서교육장에서는 윤영미 KBS아나운서실장을 비롯해 오언종 오정연 김민정 차다혜 이슬기 고민정 김진희 황정민 아나운서 등이 참석한 가운데, 'KBS 아나운서 100인 100색'(이하 백인백색)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서는 '체조'(오정연) '발레'(김민정) '스포츠'(차다혜) '라틴 댄스'(이슬기) 'CNN 뉴스'(윤수영) '마이크와 밀애'(백승주) '나는 詩다'(고민정) '당황하셨어요?'(김진희) 'FM대행진'(황정민) '뉴스 알리미'(김지원) 등 영상이 차례로 소개됐고,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에 의해 즉석에서 투표가 진행되기도 했다.
'백인백색'은 KBS 아나운서들의 특기와 장점을 아나운서들 스스로 영상으로 제작해 알리고, 아나운서라는 정형화된 이미지 뒤에 감춰진 리얼하고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기획됐다. 앞서 동영상 사이트 유브를 통해 이영호 아나운서의 세팍타크로 소개 영상과 오정연 아나운서의 리듬체조 시연 모습 등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윤영미 실장은 "제가 1982년에 입사했다. 그 뒤로 뽑힌 후배들은 수많은 재능을 보고 선발된 사람들이다. 방송 뒤에 가려진 모습들을 더 꺼내보자는 생각에 '백인백색'을 기획하게 됐다. 사진이나 글이 아닌 동영상을 통해 알리고자 하는 생각이었다"며 "이번 기획을 통해 개개인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게 돼 기뻤다. 공영방송 아나운서라는 특성 때문에 소개하기에 다소 고민이 있었지만, 아마도 이번 '백인백색'이 그 중간 통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이런 콘텐츠가 방송에도 활용이 되고 있기에 앞으로도 많은 호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백인백색'에 참여한 아나운서들의 참여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발레하는 영상을 찍은 김민정 아나운서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고, 현재 '위기탈출 넘버원' MC를 맡고 있는 이슬기 아나운서는 "MC는 게스트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이다. 그래서 제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저도 이번 영상을 통해 제가 스페인어를 할 수 있고, 그 나라의 춤과 문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어서 좋았다. 팬들도 많이 호응해 주셨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제작된 '백인백색' 영상들 상당 부분이 웃음에 무게를 두다보니 아나운서가 아닌 '아나테이너'로서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윤영미 실장은 "재밌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는 했지만, 윤수영 백승주 처럼 자기가 가진 재능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 만약 시사에 관심이 있다면 진지한 것들이 나올 것"이라며 "앞으로 제작되는 영상에는 아나운서 개인의 색깔이 진지하게 나오도록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KBS 아나운서들에 대해 대중이 알지 못했던, 심지어 방송국 내부 직원들조차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이들의 본 모습이 영상을 통해 부각돼 뜨거운 호응을 얻어 빠르게 변화하는 방송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생존 방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백인백색'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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