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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베이징 이용욱 특파원] 중국에서 그간 언급이 꺼려졌던 후야오방이 중국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중국 전 총서기 후야오방(胡耀邦)이 젊은 시절 겪은 한 사건을 다룬 영화 '황커궁안건'이 전날 베이징에서 시사회를 열었으며 곧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베이징 신경보(新京報)가 2일 보도했다.
이 영화 '황커궁안건(黃克功案件)'은 지난 1937년 전후 공산당 근거지 옌안에서 발생한 한 차례의 형사안건을 각색해 창작한 것이며 당시 항일전쟁 중에 혁명 장군 황커궁이 결혼을 수락하지 않은 혁명 여학생 류첸을 살해한 사건을 다뤘다.
"홍군 장군 황커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용서할 것인가 사형할 것인가가 이 영화 속 이야기의 주된 실타래다"고 신경보는 전했다.
이 안건에는 당시 지도자 마오쩌둥, 장원톈, 뤄루이칭 등이 함께 사건에 개입된 것으로 나오며, 결국 후야오방의 주도로 황커궁은 법에 의해 사형에 처해진다.
'황커궁안건' 속에서 당시 22살의 중공 항일정치부 부주임 후야오방은 사건의 주동적 고소인이고, 여성청년 류첸을 살해한 피고 황커궁에 엄중한 처벌을 법정에 적극 건의하는 배역을 맡았다.
한편 최근 '역사전환 속의 덩샤오핑' 속에서 후야오방 형상이 이례적으로 드라마에 출현해 관심을 끈 바 있으며 후야오방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보는 후야오방의 아들 후더핑(胡徳平) 전 전인대 상무위원이 "영화작품 속에서 청년 후야오방의 형상이 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드라마로는 '역사전환 속의 덩샤오핑'에 앞서 지난 2012년 '홍군동정(紅軍東征)'에 후야오방의 청년 시절이 잠깐 다뤄졌던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후야오방의 배역은 중국 30대 중반의 배우 마오하이(毛孩)가 연기했고 후야오방은 불의를 보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혈기왕성한 형상으로 그려졌다.
한편 국내외에서 민주화 운동의 주요 인물로 자주 다뤄졌던 후야오방은 지난 1982년부터 1987년까지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지냈으며 중국 공산당의 초기 옌안 근거지 홍군 출신이다.
그는 1980년대 당시 자본주의로 경도된 학생들의 경제자유화 움직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덩샤오핑의 반대 세력에 반부패 이슈를 빼앗기면서 1987년 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영화 시사회에는 후야오방의 아들 후더핑 등 100여명의 혁명 2세대가 참가해 그간 중국서 언급이 어려웠던 청년 후야오방이 제한적이지만 극중에 출현한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중국 매체가 전했다.
강지윤 기자 lepom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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