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길게 끌 이유가 없었다. 넥센 히어로즈 구단은 '거포 유격수' 강정호가 더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치길 바랐다. 지체 없이 포스팅 금액을 수용하며 길을 터줬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20일 오전 유격수 강정호의 MLB 진출과 관련해 포스팅 결과를 수용키로 결정하였다. 지난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강정호의 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 공시를 요청한 넥센은 이날 오전 MLB 사무국으로부터 500만 2015달러(한화 약 55억원)라는 포스팅 입찰액을 전달 받았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의 ML 포스팅 금액 2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2010년 당시 지바 롯데 마린스 주전 유격수로 뛰던 니시오카 츠요시(현 한신 타이거즈)에 미네소타 트윈스가 532만 9000달러를 써낸 게 1위. 2위는 2006시즌 직후 탬파베이 레이스에 입단한 이와무라 아키노리(현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450만 달러다. 당시 일본 최정상급 3루수였던 이와무라의 금액을 넘어섰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넥센 구단 측은 "내부 논의 끝에 대한민국 야수로는 최초의 도전인 이번 포스팅에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포스팅 결과를) 수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500만 달러에 추가로 붙은 2015 달러는 내년 시즌인 2015년 활약을 기대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보다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었다. KBO 야수의 최초 도전이라는 점이 의미가 컸다"며 "발표를 늦출 수도 있었지만 그 사이 강정호를 폄하하는 의견이 난무할 수 있어 시간을 끌지 않았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강정호 본인의 기대도 무척 크다. 그러면서도 국내 무대에서 뛴 선수 중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점이 그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하지만 강정호는 의연했다. 그는 구단을 통해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도와주신 구단과 주위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포스팅 결과가 나온 만큼 지금부터가 시작이고,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프로야구 야수 중 최초의 도전이라는 부분에서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흥분, 그리고 많은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일본 프로야구 내야수들도 성공하지 못했던 도전인 만큼 굳은 마음과 노력으로 꼭 성공하겠다. 많은 야구팬들의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강정호의 향후 일정은 MLB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 최고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명을 통보받고, 이후 공식 에이전트인 옥타곤 월드와이드를 통해 30일간 연봉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금명간에 강정호에게 최고 응찰액을 써낸 구단이 밝혀질 전망이다.
한편 강정호는 올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3할 5푼 6리 40홈런 117타점, 출루율 4할 5푼 9리의 맹활약을 펼쳤다. 40홈런은 국내 프로야구 유격수로는 최초 기록. 프로 통산 902경기 성적은 타율 2할 9푼 8리 139홈런 545타점, 출루율 3할 8푼 3리. 강한 어깨를 앞세운 수비 또한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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