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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노)진규 형 주종목이 1500m이니 오늘 우승하고 보여주려고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다른 종목이 아닌 1500m 우승이라 더 값졌다. 신다운(서울시청)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다운은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서 열린 2014~2015 서울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둘째날 남자 1500m 결승서 2분20초755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신다운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3차대회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올 시즌 월드컵 4대회 연속 금메달로 기쁨을 더했다.
이날 신다운은 박세영(단국대)과 블라디슬라브 비카노프(이스라엘), 빅터 노흐(헝가리), 존 헨리 크루거(미국), 프랑소와 해믈린, 윌리엄 프리드옴므(이상 캐나다), 첸더콴(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다. 3위로 달리다 5바퀴 반을 남기고 아웃코스를 파고들어 선두로 올라섰다. 2바퀴를 남긴 상황에서도 선두를 유지했다. 인코스를 내주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끝에 첸더콴(20분20초835)에 0.08초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메달이었다.
신다운에게 1500m 우승의 의미는 무척 컸다. 현재 암 투병 중인 동료 노진규의 주종목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노)진규형의 주종목인 1500m 우승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신다운은 "월드컵 4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 기분 좋다"며 "2월 소치올림픽에서 부진했던 기억을 지우려고 원래 하던 것 이상으로 열심히 한 결과인 것 같다. 그래서 더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에이스 역할을 맡았는데, 충실히 해내지 못했다"며 "나 때문에 부진했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이번에는 동료들 믿고 열심히 했는데 작년과 다르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신다운은 메달 세리머니 때 노진규의 사진으로 만든 가면을 쓰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신다운은 "올해 1월 프랑스 전지훈련 때 진규 형의 투병 사실을 알았다. 충격을 많이 받았다. 가족 같은 형인데"라며 "느낀 게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훈련하고 경기에 같이 나가줬다. 사실 올림픽 때 준비했던 세리머니인데 부진한 성적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다. 진규 형 주종목이 1500m이니 오늘 우승하고 보여주려고 준비했다. 결승선 통과하면서 정말 기분 좋았다. 그간 진규 형이 노력한 결과에 보답하지 못해 미안했는데, 오늘 우승으로 조금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안해서 진규 형 병문안도 못 갔다"며 "올림픽 때 1500m 금메달을 땄으면 병문안 가서 진규 형 목에 걸어주고 싶었다. 많이 호전됐다고 들었는데, 직접 물어보진 못했다. 먼저 전화 해봐야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신다운은 "체력은 올해 많이 보완했다. 순발력과 순간 스피드가 아직 미흡하다"며 "인코스와 아웃코스 추월 속도도 더 빨라져야 한다. 4차 대회 끝나면 한 달 정도 여유가 있으니 5, 6차 대회 준비 잘해야 한다. 흐름이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다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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