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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내년 시즌 부활, 무조건 확신하긴 이르다. 부상 치료를 마쳤다고 100% 반등한다는 확신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26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필 로저스 기자는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구단이 바라는 새해 소망을 전하며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프린스 필더를 비롯해 추신수와 다르빗슈 유, 엘비스 앤드루스는 내년 시즌 부상 없이 제 실력을 발휘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부상에 시달렸다. 팔꿈치와 발목이 문제였다. 시즌을 일찍 마감하고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거쳐 스프링캠프에 합류, 내년 시즌 도약을 노려야 한다. 현지에서도 "부상을 털어낸 추신수의 부활이 중요하다. 내년 시즌 텍사스의 키플레이어는 추신수와 필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 체재로 새롭게 출발하는 텍사스로선 올해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꼴찌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내야 한다.
그런데 추신수가 부상에서 회복한다고 무조건 부활이 가능하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하다. 만에 하나 올해 추신수의 부진 이유를 부상으로 꼽는다고 해도, 대부분 공격 지표가 지난해와는 판이하게 떨어졌다.
추신수는 지난해 신시내티에서 154경기에 출전, 타율 2할 8푼 5리 21홈런 54타점 20도루, 출루율 4할 2푼 3리를 기록했다. 시즌이 끝나고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이끌어냈다. 확실한 리드오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텍사스는 그의 '출루 본능'에 기대를 모았다. 계약 직후 현지 언론은 "텍사스가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최고의 포지션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시즌 초반 추신수는 훌륭했다. 5월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타율 3할 7푼, 출루율 5할을 찍었다. 시범경기 타율 1할 6푼 1리 1홈런 3타점으로 부진했던 얘기는 쏙 들어갔다. 5월까지만 해도 삼진/볼넷 비율이 1.48(46/31)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홈 개막전에서 만난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섣부른 평가였다. 특히 출루율 3할 4푼은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 장타율도 3할 7푼 4리다. 홈런 13개를 때려내긴 했지만 소위 말하는 영양가가 없었다. 특히 6월 이후 추신수가 홈런을 때린 7경기에서 텍사스는 2승 5패로 부진했다. 엇박자였다. 물론 텍사스는 7월부터 순위 경쟁에서 한참 멀어졌기에 큰 영향은 없었다. 특히 6월 이후 삼진/볼넷 비율이 3.14(85/27)에 달한다. 8월만 놓고 보면 7.25(29/4)로 그야말로 처참했다. 모두가 기대했던 '출루 머신'은 '삼진 머신'으로 전락했다. 공격 WAR은 1.4로 지난해 6.3에 비해 5 가까이 떨어졌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위험천만한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타구 판단과 펜스플레이가 엉망이었다. 지난 8월 13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서는 션 로드리게스의 평범한 뜬공을 어이없이 놓쳤고, 펜스플레이 과정에서 허둥대며 추가 진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올해 추신수의 수비 WAR(대체선수 승리 기여도)인 -2.1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쉽게 말해 수비로 팀의 2승을 까먹었다는 얘기다. 수비에서는 공격 이상으로 팀에 폐를 끼쳤다는 얘기다.
올해 추신수의 부진을 FA 첫해 부담감과 부상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에서 뛴 2009~2010년 3할 타율-20홈런-20도루를 기록했고, 지난해 신시내티의 리드오프로 제 역할을 해내긴 했지만 냉정히 말해 슈퍼스타급 자원은 아니었다. 7년 1억 3천만 달러라는 대형계약을 덜컥 안겨준 텍사스가 성급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물론 부상을 완전히 떨쳐내고 반등에 성공한다면 추신수 본인과 텍사스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그런데 당장 내년 시즌 잘한다고 본 궤도에 올라섰다고 볼 수는 없다. 3년간 꾸준히 성적을 내야 평균치가 나온다. 그런데 추신수는 지금까지 3년 이상 꾸준했던 적이 없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타율 3할을 기록했으나 이듬해 삐끗했고, 2012년과 지난해 제 역할을 해냈지만 올해 부진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오프시즌이 되기 무섭게 추신수의 부진을 질타하고 나선 이유다.
추신수가 우려를 떨쳐내고 대형 계약에 걸맞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한 번 지켜볼 일이다.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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