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2015년은 어떨까.
을미년이 밝았다. 미국야구에 도전 중인 한국인 선수들도 일제히 기지개를 켠다. 메이저리그는 국내야구보다 스프링캠프 소집일이 늦다. 대신 그만큼 개개인이 알아서 시즌 준비를 착실히 한다.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텍사스)에 이어 윤석민(볼티모어)과 강정호(피츠버그-협상 중)도 2015년을 힘차게 시작한다. 개개인의 기상도를 살펴본다.
▲류현진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중 가장 입지가 넓다.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2014시즌 종료 후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을 영입해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거의 주요 멤버들을 갈아치우다시피 했다. 다만, 메이저리그 전체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선발진 상위 순번은 건드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에도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에 이어 3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2년 연속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거둔 류현진의 입지는 매우 탄탄하다.
6년 최대 4200만달러 계약의 세번째 시즌. 류현진도 더 이상 메이저리거 초년병이 아니다. 팀내 위상도 달라졌고, 기대감도 남다르다. 류현진은 2014년 유독 잔부상이 잦았다. 어깨 염증 두 차례, 엉덩이 통증 한 차례 등 세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 선발로테이션을 걸렀다. 고속 슬라이더 연마, 커브 업그레이드로 완성형 포 피치 투수로 거듭났으나 내구성에선 첫 시즌보다 좋지 않았다. 올 시즌 류현진의 최대 화두는 단연 건강. 건강만 보장된다면 15승도 거뜬하다. 류현진이 15승 이상 해낼 경우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연패는 그만큼 가까워진다.
▲추신수
추신수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팔꿈치에 부상을 안고 있었다. 텍사스와 맺은 7년 1억3000만달러 계약의 첫 시즌. 아프다고 마냥 쉴 수 없었다. 결국 부상을 안고 가다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결정적으로 4월 22일 오클랜드와의 원정경기서 3루 땅볼을 때린 뒤 1루 베이스를 찍는 과정에서 왼쪽 발목에 부상했다. 이후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올 시즌 123경기서 타율 0.242 13홈런 40타점 출루율 0.340에 그쳤다. 8월 24일 켄자스시티전이 마지막 경기. 이후 팔꿈치와 발목에 차례로 수술을 받았다.
추신수는 연말을 조용히 보냈다. 올 시즌 최대과제는 건강 회복. 팔꿈치와 발목은 충분히 재활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착실한 시즌 준비로 특유의 안정된 선구안과 정확한 타격을 회복해야 한다. 추신수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면 분명 메이저리그 전체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외야수다. 하지만, 2년 연속 부진할 경우 비난 강도는 거세질 수밖에 없다. 당장 주전 자리를 위협받진 않겠지만, 시즌 초반부터 인상깊은 모습을 남겨야 한다.
▲윤석민
윤석민은 지난해 2월 볼티모어와 3년 보장액 557만 5000달러 계약을 맺었다. 계약 자체가 늦는 바람에 스프링캠프서 인상깊은 모습을 남길 기회가 많지 않았다. 결국 마이너리그서 시즌을 출발했다.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마이너리그서도 썩 좋지 않았다. 23경기서 4승8패 평균자책점 5.74에 그쳤다. 시즌 중 두 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올라갔다. KIA서 뛴 마지막 1~2시즌간 각종 잔부상이 있었는데, 그 여파가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결국 시즌 종료 이후 지명할당 조치.
윤석민의 거취는 현 시점에선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임창용 케이스처럼 올 시즌에도 기존 계약을 승계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스프링캠프서 기회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경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얻게 된다. 그러나 계약서를 새롭게 작성할 경우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도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어차피 주도권은 볼티모어가 갖고 있다. 윤석민이 스프링캠프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메이저리그를 밟지도 못한 채 시즌 직전 방출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한국 유턴을 포함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해야 한다. 윤석민으로선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보란 듯이 메이저리그에 진입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강정호
강정호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와 독점 협상을 진행 중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500만2015달러를 제시했다. 역대 한국인 포스팅 최고액 2위. 500만2015달러는 역대 아시아인 야수 3위. 적은 금액이 아니다. 피츠버그가 어떻게든 강정호를 메이저리그서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봐야 한다. 강정호 에이전트 엘런 네로는 1월 21일까지 최대한 좋은 조건을 강정호에게 안겨주려고 할 것이다.
피츠버그 내야가 탄탄하다는 게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적응 최대변수. 유격수 조디 머셔, 2루수 닐 워커, 3루수 조시 해리슨이 버티고 있다. 강정호의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 위치한 머셔의 경우 메이저리그 유격수들 중 평균 정도의 기량. 강정호가 주전경쟁을 해볼만 하다는 전망도 있다. 일각에선 피츠버그가 주전들을 트레이드 시켜 강정호의 자리를 마련해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물론 강정호가 시즌 초반 백업으로 활용될 것이고 힘겹게 주전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결국 운명은 강정호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최대 강점인 파워로 어필해야 한다.
▲오프시즌 변동
메이저리그 전체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전력 변동 폭이 크다. 다저스의 경우 유격수 지미 롤린스, 2루수 하위 켄드릭,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을 영입해 센터라인을 물갈이했다. 대신 디 고든과 핸리 라미레즈, 멧 캠프를 내보냈다. 또한 브랜든 맥카시, 브렛 앤더슨으로 선발진을 강화했고 후안 니카시오, 조엘 페랄타, 세르지오 산토스 등 불펜도 보강했다. 댄 하렌, 브라이언 윌슨 등은 퇴단했다.
다저스 이상으로 전력 보강을 단단히 한 팀이 같은 서부지구 소속인 샌디에이고. 맷 켐프, 저스틴 업튼, 윌 마이어스로 외야를 물갈이했다. 3루수 윌 미들브룩스, 포수 데릭 노릭스도 합류했다. 다저스는 본래 전통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 경쟁만 하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보스턴으로 떠난 파블로 산도발의 공백을 확실하게 메우지 못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한 전력을 갖췄고 샌디에이고가 강해지면서 올 시즌 서부지구 판도는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아메리칸리그서는 러셀 마틴, 마이클 샌더스, 조시 도날드슨 등을 영입한 토론토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그러나 내셔널리그처럼 전력 변동이 큰 팀은 없다. 다만, 맥스 슈어저, 제임스 쉴즈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선발투수들이 아직 올 시즌 행선지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 아직 올 시즌 판도를 점치는 건 쉽지 않다.
[위에서부터 류현진, 추신수, 윤석민, 강정호, 다저스타디움 전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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