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 신한은행을 이겨보긴 해야죠.”
하나외환은 31일 현재 6승 19패로 5위. 3위 KB에 8.5경기 뒤졌다. 현실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 건너갔다. 애당초 전력상 쉽지 않은 목표였다. 하나외환은 올 시즌 박종천 감독이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리빌딩에 돌입했다. 김정은과 엘리사 토마스를 주축으로 신지현과 강이슬을 붙박이 주전으로 기용해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여기에 오디세이 심스 정선화 백지은 염윤아 이령 김이슬 홍보람 등을 적절히 활용 중이다.
시즌 초반 토마스와 김정은이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중심축이 흔들렸다. 그러나 두 사람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뒤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패배가 승리보다 훨씬 더 많지만, 전반적인 경기내용 자체는 2012년 창단 후 가장 좋다. 좋은 경기를 해놓고도 승부처에서 경험 부족으로 무너진 케이스도 많았다. 성장통이다. 하나외환이 실전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전 구단 상대 승리가 필요하다
박종천 감독은 30일 신한은행전을 앞두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이겨보긴 해야죠”라고 했다. 하나외환은 올 시즌 최하위 KDB생명에 3승(2패), 4위 삼성에 1승(4패), 3위 KB에 2승(3패)을 거뒀다. 그러나 선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는 나란히 5패를 기록 중이다. 전력 격차가 분명했지만, 30일 경기처럼 상대의 경기력이 썩 좋지 않은데 아쉽게 패배한 케이스도 있었다.
결국 박 감독은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잔여시즌 실질적 목표로 내걸었다. 이미 비 시즌 강훈련을 예고한 상황. 그와는 별개로 잔여 시즌 실전서 얻어야 할 게 양강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꺾어보는 것이다. 리빌딩 중인 팀에 강호 상대 승리에 대한 의미는 매우 크다. 단순히 자신감 배양의 의미를 넘어서서, 젊은 선수들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하위권 팀을 상대로 쌓는 1승과 우리은행 혹은 신한은행을 상대로 쌓는 1승의 의미는 분명 다르다.
과거 위성우 감독 부임 직전의 우리은행 역시 밑바닥에서 처절하게 깨지면서 3년 연속 최하위를 경험했다. 당시 우리은행도 전 구단 상대 승리가 실질적 목표. 박혜진 이승아 양지희 등도 전주원 정선민 진미정의 신한은행, 이미선 박정은 김한별의 삼성생명을 잡아보는 경험을 하면서 지금의 위치로 올라섰다. 올 시즌 하나외환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꺾을 수 있는 2번씩의 기회를 남겨뒀다. 매우 소중한 경기들.
▲절실한 개인의 성장
감독은 승리를 위해 매 경기 게임플랜을 수립한다. 갖고 있는 전력, 상대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현실적인 대응책을 찾는 작업. 전력이 강하지 않은 하나외환의 경우 이 작업이 중요하다. 결국 게임플랜은 조직력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개개인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조직력은 필수. 이 역시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런데 하나외환이 시즌 중반 이후 전반적인 경기력이 좋아진 건 조직력이라기보단 개개인의 기량 발전으로 보는 게 맞다. 하나외환이 여전히 경기 중 기복이 심한 건 기본적인 조직력이 강하지 않다는 증거.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 성장도 완전하다고 보긴 어렵다. 박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보다 업 다운이 심하다”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신지현과 강이슬은 분명 좋아졌지만, 여전히 세부적인 약점이 많다. 역설적으로, 개개인이 확실하게 성장하지 못하면 조직력도 강해지기 힘들다. 조직력도 개개인의 좋은 기량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강해질 수 있다.
박 감독은 포인트가드 신지현을 두고서 “요즘 득점 욕심이 너무 많다”라고 했다. 박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신지현에게 “공격적으로 하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공격적인 것과 득점 욕심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황에 따라 2대2도 하고 드라이브 인도 하라는 것이다. 그냥 무조건 본인이 집어넣으라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신지현은 패스센스도 있고 마무리 능력도 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경기를 냉정하게 읽는 눈, 다시 말해서 시야를 키워야 한다.
슈터 강이슬은 확실히 3점슛 감각이 좋다. 43.1%로 3점슛 성공률 부동의 리그 1위. 하지만, 박 감독은 “단순히 받아먹는 슈터로 크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욕심을 부렸다. “강이슬은 변연하(KB)나 박정은(삼성 코치)처럼 커야 한다”라고 했다. 박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강이슬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였다. 결실을 보고 있지만 채찍질부터 했다. 아직까진 슛 외엔 내세울 게 없다는 의미. 실제 1대1 수비력이 부족하다. 또 변연하와 박정은이 갖춘 경기운영능력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봤다. 박 감독은 “볼 핸들링과 패스 능력이 나쁘지 않다.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박 감독은 올 시즌에는 처절히 깨지고 있지만, 2015-2016시즌엔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고, 궁극적으로 그렇게 돼야 하나외환의 리빌딩도 완성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하나외환은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다음 시즌의 좋은 발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실질적인 목표는 전 구단 상대 승리. 젊은 선수들 개개인이 실전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하나외환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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