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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DB생명과 불화는 없었습니다.”
신정자의 신한은행 전격 이적. 여자프로농구 후반기 빅 이슈. 6개구단 모두 선수층이 얇아 간판급 선수의 트레이드 자체가 희귀하다. 시즌 막판 트레이드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또 신정자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신한은행은 최악의 경우 신정자를 올 시즌 막판 잠깐 활용한 뒤 FA 시장서 타 구단에 빼앗길 수도 있다. 실제 신한은행에는 FA 대상자와 고액 연봉자가 여럿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이 신정자를 영입한 건 우승을 위한 절대적인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
KDB생명도 신정자의 거취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신정자를 둘러싼 소문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몇 년 전부터 구단 수뇌부, 코칭스태프 등과 불화가 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신정자도 피해자이긴 했지만, 선수단 최고참으로서 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30일 부천체육관에서 만난 신정자도 잘 알고 있었다.
▲KDB생명에 나쁜 감정 NO, 불화 NO
신정자는 솔직하게 말했다. “KDB생명에 나쁜 감정도 없고 불화도 없다”라고 했다. 이어 “KDB생명은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 팀이다. 앞으로 어린 선수들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KDB생명이 잘 되길 빈다”라고 했다.
KDB생명이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신정자와 출전시간을 놓고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던 건 사실인 듯하다. 그러나 신정자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소문이 와전된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해명할 수도 없었다. 신정자는 “내가 뭐라고 말할 입장도 아니었다. 그러면 또 그걸 좋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정자는 자신을 향한 좋지 않은 시선도 스스로 안고 가겠다고 했다. 그녀는 “나를 향한 좋은 말, 좋지 않은 말 모두 다 받아들이겠다. 그동안 주위에서 나를 좋지 않게 본 부분도 있다. 그것도 결국 다 내 책임”이라고 했다. 또한, 자신의 가치를 코트에서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신정자는 “말도 많고 일도 꼬였지만, 이젠 체육관에서 모든 걸 보여주겠다. 신한은행에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라고 했다.
▲신한은행, 위기이자 기회
신정자는 “KDB생명과 신한은행에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어 “신한은행에서 뛸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내겐 위기이자 또 다른 기회”라고 덧붙였다. 신정자는 트레이드가 발표된 28일 곧바로 신한은행 인천 숙소로 옮겨 상견례를 했다. 29일 정인교 감독, 전형수, 이민우 코치와 함께 처음으로 팀 전술훈련을 소화했다. 신정자는 “긴장되고 떨렸다. 복합적인 감정이 있었는데 막상 신한은행에서 첫 훈련을 소화한 뒤 기분이 좋았다”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신한은행 최윤아 김단비 곽주영 하은주는 붙박이 국가대표팀 멤버들. 역시 붙박이 국가대표인 신정자는 이들과 대표팀에서 수년간 호흡을 맞췄다. 신정자는 “다들 잘 아는 사이이고, 친하다. 반겨줘서 고마웠다. 마음이 편안해졌다”라고 했다. 때문에 정 감독도 일찌감치 신정자가 예상보다 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빅맨 하은주, 곽주영과 함께 뛸 경우 조직력이 뻑뻑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에도 신정자는 “서로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서로 맞춰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 부분은 하은주와 곽주영도 같은 생각. 트레이드 이후 몇몇 농구관계자들, 지도자들도 이 부분을 거론했다. 하지만, 곽주영은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정 감독도 “정자는 빠르고 외곽 플레이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실제 신정자는 골밑의 하은주와 하이-로 게임이 가능하다. 중거리슛이 좋은 곽주영이 뛸 땐 골밑에서 활동하면 된다. 물론 간단하지 않은 움직임.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실전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정인교 감독과의 면담
신정자는 이적 후 곧바로 정인교 감독과 면담을 했다. 정 감독은 “정자와 대화를 해보니까 생각보다 여리더라.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정 감독은 신정자에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부정적인 소문이 신한은행서 절대 다시 나올 수 없게 주의도 줬다고 한다.
사실 정 감독은 일찌감치 신정자를 잘 알고 있었다. 정 감독은 신세계 지휘봉을 놓은 뒤 2년 정도 SBS ESPN서 해설위원을 했다. 당시 호흡을 맞춘 캐스터가 신정자의 예비 신랑 윤성호 캐스터. 정 감독이 윤 캐스터와 친분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정자가 처한 상황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신정자는 “부담 갖지 않고, 팀에 녹아들겠다. 힘을 내겠다. 나를 믿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적응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몫을 해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우승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그 자체가 의미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신정자가 동기부여가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농구선수는 코트에서 말하면 된다. 신정자는 출전경기수가 맞지 않아 30일 하나외환전에 나서지 못했다. 신정자의 신한은행 데뷔전은 내달 1일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다.
[신정자. 사진 = 부천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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