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한국이 반세기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8만 관중과 결승전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개최국 호주와 2015 아시안컵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역대전적은 한국이 7승10무8패로 근소한 열세에 있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 조별리그 3차전서 호주를 1-0으로 누른 기분 좋은 경험이 있다.
결승전 키워드는 감독간의 지략대결이다. 두 팀은 이미 한 차례 붙은 경험이 있다. 이는 서로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페널티킥을 주심이 두 번 차라고 하는 것과 같다. 넣었던 곳에 다시 차려니 찝찝하고 반대로 차려니 그것 역시 뒷맛이 개운치 않다.
K리그를 대표했던 전술가 박경훈 전 제주유나이트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런 경우 감독들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그대로 간다면 호주가 그에 맞는 변화를 줄 것이다. 이때 얼마나 빨리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열쇠는 슈틸리케가 쥐고 있다.
● '최강듀오' 손흥민-차두리 나가신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 내내 전술적으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부상 등 변수로 인해 선수 변화 폭은 컸지만 팀이 가져가는 전체적인 틀은 늘 유지됐다. 이미 한 차례 호주를 이겨본 만큼 잘했던 것을 굳이 바꿀지도 의문이다. 때문에 지난 17일 조별리그 3차전에 손흥민과 차두리만 추가되는 라인업이 가장 효율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 당시 손흥민은 감기에서 갓 회복에 후반에 교체로 뛰었고 차두리는 아예 벤치를 지켰다. 둘의 투입만으로도 같은 틀은 유지하면서 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될 것이다. 특히 손흥민이 들어가면 호주는 프라니치를 맘껏 전진시킬 수 없다. 더구나 프라니치는 아랍에미리트전서 부상을 당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 기성용 '전진배치'+장현수 '시프트'
장현수의 선발 투입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볼 히든카드다. 센터백과 홀딩 미드필더 모두 가능한 장현수는 수비수치고 발 기술이 뛰어나다. 그간 감독들이 장현수를 중원에 ?J던 이유다. 호주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케이힐이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케이힐은 크로스를 잘라먹는 스타일이다. 늦게 뛰거나 혼자 커버하기는 분명 어려운 상대다"고 말했다. 제공권이 좋은 곽태휘가 후방에 버티고 있지만 90분 내내 케이힐을 집중 방어하긴 어렵다. 지금까지 다른 팀도 케이힐에 신경 쓰다 다른 선수를 놓쳐 호주에 무너졌다. 지난 조별리그 3차전서 슈틸리케 감독은 케이힐이 교체로 들어가자 곧바로 장현수를 투입하며 대응했다.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컸다. 36살 노장 케이힐은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호주는 초반에 강하게 몰아칠 공산이 크다. 장현수의 선발 투입은 호주의 거센 고공 폭격을 잠재울 기막힌 한 수가 될 수 있다.
● "뒤공간 파고드는 이근호가 필요해"
박경훈 감독은 호주 같은 상대에겐 침투를 잘하는 이근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과 남태희는 볼을 가지고 드리블로 상대를 뚫는 스타일이다. 반면 이근호는 상대 뒤공간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다. 호주를 흔들려면 손흥민, 남태희와 함께 이근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리블 유형의 선수가 많으면 상대는 오히려 막기 편하다. 앞에서부터 압박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투하는 선수가 섞이면 뒤가 불안해 수비라인을 끌러올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 이근호는 호주와의 첫 대결에서 이를 증명한 바 있다. 기성용이 전진패스를 찔러 줄때 이근호는 상대 수비 뒤로 돌아가 이정협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호주 시드니 =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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