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슈퍼 히어로' 손흥민의 극장골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후반 종료직전에 터진 손흥민(23,레버쿠젠)의 극장골이 아쉽게 빛을 바랬다.

한국은 31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벌어진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했던 한국은 손에 닿을 것 같았던 우승컵을 아쉽게 놓쳤다.

누구보다 우승을 갈망했던 손흥민의 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도 두 차례 결정적인 슛을 시도했지만 볼은 골문을 외면했다. 특히 전반 37분과 38분 연속된 두 번의 찬스는 두고두고 땅을 칠만큼 아쉽고 또 아쉬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손흥민은 강했다. 0-1로 끝날 것 같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기성용의 패스를 박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슛으로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순간 1만 붉은악마는 환호했고 7만 호주팬들은 침묵했다.

그렇게 승부는 연장전으로 흘렀고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불꽃을 태웠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호주의 손을 들어줬다. 연장 전반 막판 왼쪽 수비가 무너지며 트로이시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수비가담을 위해 깊숙이 내려왔던 손흥민은 땅을 쳤다.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무려 반세기 만에 찾아온 우승의 기회였다. 하지만 4년 전 준결승서 일본에 패한 뒤 펑펑 울었던 손흥민은 이번에도 우승의 문턱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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