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는 역시 믿을 만했다.
탈보트는 13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4안타 2볼넷을 내줬으나 삼진을 7개나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했다.
이날 투구수 72개 중 스트라이크는 49개. 최고 구속 148km 직구와 주무기인 체인지업, 커브, 커터 등을 적절히 섞어 던졌는데, 고비마다 결정구로 사용한 서클체인지업의 움직임이 기막혔다. 2회부터 5회까지 매 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막은 위기관리 능력 또한 돋보였다.
이날 탈보트는 아웃카운트 15개 중 7개를 삼진, 8개를 땅볼로 잡아냈다. 피안타 4개를 제외하면 외야로 날아간 타구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만큼 안정감이 넘쳤다. 3회를 제외한 매 회 삼진을 솎아냈고, 땅볼 타구는 내야수들이 확실하게 잡아줬다.
이날 탈보트는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홈플레이트 근처, 스트라이크 존에서 살아 움직이는 서클체인지업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타자들은 여지없이 헛스윙을 하거나 땅볼로 물러났다. 김태균(1루수)-강경학(2루수)-김회성(3루수)-권용관(유격수)으로 구성된 내야진은 탈보트가 땅볼을 유도하면 아웃카운트를 확실하게 잡아줬다. 그야말로 물샐 틈이 없었다.
투수에겐 삼진으로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게 가장 짜릿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탈보트는 2회부터 5회까지 매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실점은 단 한 점도 없었다. 2회초에는 1사 1, 2루 상황에서 박건우와 최재훈을 나란히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4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박건우, 5회초 2사 2루 상황에서는 허경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결정구는 모두 체인지업. 최고 구속 148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10~15km 차이를 보인 체인지업에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 당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인 지난 7일 LG 트윈스전서 4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던 탈보트. 당시 3회까지는 무실점 호투했으나 4회 다소 흔들리며 3점을 내줬다. 그는 "4회에 다소 지쳤던 것 같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하지만 이번 등판에서는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다. 5회에도 빠른 공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이날 자신의 마지막 72번째 공이 148km까지 찍혔다. 두산 허경민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등판한 계투진이 나머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12-0 승리를 지켰다.
탈보트의 시범경기 2경기 평균자책점은 2.89(9⅓이닝 3자책). 2번째 등판에서 확실히 안정을 찾은 부분이 돋보였다. 28일 시작되는 정규시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정확히 15일. 탈보트는 남은 8차례 시범경기에서 한 차례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구는 탈보트의 안정감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탈보트는 경기 후 "승리는 언제나 기쁜 일이다. 팀의 연패를 끊는 데 역할을 해 기쁘다"며 "빠른 공 제구가 잘 돼 체인지업이 더 위력적이었고, 삼진도 잡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규시즌이 다가오고 있어 흥분된다. 개막에 맞춰 밸런스 잘 조절해 정규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탈보트가 보유한 구종을 다 던졌다. 구속도 생각보다 잘 나온다. 본인이 개막에 초점 맞추고 있는 것 같다. 날씨 풀리면 (구속이) 더 나오겠어"라며 흡족해했다.
[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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