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단 포기한 우리카드, 신영석 현금 트레이드 파문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더 이상 프로배구 아산 우리카드 한새는 없다.

우리카드가 지난 2013년 팀을 인수한지 2년 만에 배구단 운영을 포기했다. 이제 한국배구연맹(KOVO)이 우리카드를 위탁 관리한 뒤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KOVO는 3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이사회 및 임시총회에서 우리카드로부터 '더 이상 구단을 운영할 수 없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KOVO는 올 시즌이 끝나고 내달 6일 우리카드를 회원사에서 임의 탈퇴시키기로 결정했다. 먼저 네이밍 스폰서십 등을 통해 구단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5월 말까지 연맹이 위탁 관리할 예정.

우리카드는 2013년 3월 아프로파이낸셜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을 따돌리고 KOVO 관리 구단으로 있던 드림식스를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전망은 밝았다. 하지만 행장이 바뀌면서 모기업이 배구단 지원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해체설이 나돌았고, 결국 운영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KOVO가 배구단을 위탁 관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창단한 우리캐피탈 드림식스가 2011년 모기업을 인수한 전북은행에서 배구단 운영을 포기하는 바람에 두 시즌 동안 구단을 대신 운영한 바 있다. 당시 구단명은 '서울 드림식스'였다.

이날 이사회에서 또 다른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카드가 군 입대한 주축 센터 신영석을 지난해 7월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에 현금 트레이드한 것. 우리카드는 이 돈으로 올 시즌 구단 운영비를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우리카드 측에서 트레이드를 요청해 받아들였다"고 했다.

현대캐피탈 측은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트레이드 머니'를 구단 운영비로 사용한 만큼 10억 원이 넘는 돈이 오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우리카드는 구단 매각을 위해 트레이드 사실을 공개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다른 기업이 우리카드를 인수한다고 해도 리그 최고의 센터를 내준 상황에서 전력 구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꾸라지' 우리카드가 배구판을 송두리채 흔들어놓고 있다.

[우리카드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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