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포수 기분 상하게 해서 도움될 게 전혀 없어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현역 시절 수비형 포수로 유명했다. 1990년부터 2001년까지 12시즌 동안 OB와 두산에서 뛰며 827경기 타율 2할 3푼 5리 9홈런 157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이후 2002년부터 2011년 두산,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SK 배터리코치를 역임하며 포수들을 지도했다. 그만큼 포수 지도에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김 감독은 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포수 기분 상하게 해서 도움될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야계 속설 중에 '포수에게 홈런 맞지 마라'는 말이 있다. 포수는 공격보다는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 등 수비적인 측면을 더 중시하는 포지션. 김 감독도 "포수가 타격까지 잘되면 플레이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린 포수들은 잘 가르쳐줘야 한다. 나도 해봐서 안다"며 "될 수 있으면 방망이도 잘 치면 좋다. 나도 방망이가 잘 안 맞으면 수비에서 만회하려고 하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며 현역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포수는 챙길 게 많다"며 "공격형 포수도 수비를 등한시할 수 없다. 타격이 잘 안 되면 수비에 더 신경쓰려 노력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날(1일) 두산 포수 양의지가 김 감독의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양의지는 타격에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맹활약을 펼쳤고, 수비에서도 선발 유희관의 6이닝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이끌어냈다.
통산 585경기 타율 2할 7푼 8리 48홈런 247타점을 기록 중인 양의지는 공수 양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리그 정상급 포수. 전날도 변함없는 공수 맹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양의지는 "투수를 편하게 해주는 게 내 역할이자 목적이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부터 김 감독의 포수론에 응답하고 있는 셈이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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