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관이 명관이다.
아직은 정규시즌 초반. 그러나 10개구단 31명의 외국인선수 희비는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31명 중 KBO 2년차 이상의 경력자는 총 14명. 이들이 대체로 KBO 신입 외국인선수들을 앞서가는 형국. 타격 전 부분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에릭 테임즈(NC)를 비롯,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브렛 필(KIA)이 KBO 2년차를 맞아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마운드에서도 찰리 쉬렉, 에릭 해커(이상 NC), 유네스키 마야(두산), 밴헤켄(넥센), 헨리 소사(LG), 크리스 옥스프링(KT) 등 2년차 이상 구관들이 좋은 출발을 했다. 2년차 이상 외국인 투수 중 몇몇 좋지 않은 스타트를 한 케이스도 있고,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 신입 외국인선수들도 있지만, 대체로 경력자 외국인선수들이 신입 외국인선수들에게 비교 우세하다.
▲KBO 경력자들의 맹활약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테임즈. 타율 0.421(2위), 7홈런(1위), 19타점(1위), 14득점(1위), 장타율1.105(1위), 출루율 0.531(1위)로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개막 2주가 조금 지난 시점에서 홈런을 7개나 때린 게 대단하다. 테임즈는 요즘 거의 매일 2루타 이상 장타를 1~2개 정도 생산한다. 신생구단 혜택이 사라졌고 전력 누수가 발생한 NC. 지난해에 비해 고전할 것이라고 여겨진 NC의 선전 핵심은 테임즈의 맹활약.
나바로와 필도 좋다. 나바로는 타율은 0.191로 좋지 않지만, 홈런은 6개를 때렸다. 안타 9개 중 6개가 홈런. OPS도 0.963으로 14위. 필도 타율 0.306, 4홈런(3위), 12타점(6위)으로 좋다. 나바로는 타격 페이스가 좋진 않지만 화끈한 장타력이 돋보이고, 필은 평균 이상의 활약. 다만, 테임즈, 나바로, 필과 함께 또 다른 2년차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넥센)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호조를 보인 뒤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6인의 신입 외국인타자들의 초반 성적은 대체로 좋지 않다. 시범경기서 호성적으로 기대를 모은 짐 아두치(롯데)는 허리 통증으로 4일 1군에서 말소됐고, 14일 등록될 수 있다. 잭 루츠(두산), 잭 한나한(LG)도 허리와 종아리 부상으로 1군에 없다. 특히 한나한은 아직 LG에서 시범경기, 정규시즌을 포함해 단 1경기도 뛰지 않았다. 나이저 모건(한화)은 타격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앤드류 브라운(SK)도 초반 페이스가 썩 좋지는 않다. 신입 외국인타자들 중 앤디 마르테(KT) 정도가 타율 0.327 3홈런 10타점으로 괜찮다.
외국인투수들도 비슷한 흐름. 찰리와 해커가 나란히 2승을 챙기며 NC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찰리가 2.81, 해커가 3.78로 괜찮다. 마야는 지난주 노히트 피칭으로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 된 활약을 예고했다. 2승1패 평균자책점 2.45로 실질적으로 두산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 외국인투수 밴헤켄도 1승(1패)에 불과하지만, 평균자책점 2.55로 괜찮다. 소사도 1승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순조로운 출발. KBO 최고참급 크리스 옥스프링도 1승1패 평균자책점 3.18로 좋다. 쉐인 유먼(한화)도 승은 없지만, 1패 평균자책점 3.65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신입 외국인투수는 대체로 고전 중이다. 시범경기서 좋았던 브룩스 레일리(롯데)를 비롯, 라이언 피어밴드(넥센), 앤디 시스코(KT), 루카스 하렐(LG), 조시 스틴슨(KIA), 타일러 클로이드(삼성) 등은 잘 던지고도 타선과 궁합이 맞지 않아 승수를 챙기지 못했거나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다. 물론 삼성 1선발 알프레도 피가로(1승1패 평균자책점 2.84), 롯데가 공을 들인 조쉬 린드블럼(2승1패 평균자책점 2.89) 등 선전 중인 신입 외국인투수들도 있다. 미치 탈보트(한화), 더스틴 니퍼트(두산) 등 부진과 부상으로 초반 페이스가 썩 좋지 않은 경력자 외국인투수들도 있다.
▲KBO리그, 알면 알수록 강해진다
KBO 경력자들의 공통점은 역시 한국야구를 경험하면서 타석과 마운드에서 어떻게 승부해야 하는지 요령이 생긴 것. 지방구단 한 감독도 "1년간 한국야구를 겪으면서 한국야구의 특성을 상대가 다 파악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물론 그만큼 상대에게 노출이 됐다. 지금 페이스가 좋은 경력자 외국인타자들의 타격감은 떨어질 때가 올 것이고, 역시 페이스가 좋은 경력자 외국인투수들도 상대 분석과 컨디션 유지 여부에 따라 난타당하는 시기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경력자 외국인선수들의 시즌 준비가 잘 돼 있다면, 결국 어려움도 극복하고 버텨내는 힘이 더 강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국내에서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끝낸 경험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한 해설위원은 "투수들이 테임즈나 나바로의 약점을 모르겠나. 알면서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것이고, 기본적으로 그들이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타격을 할 줄 아는 영리함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런 의미에서 시즌 스타트가 좋지 않은 경력자 외국인선수들의 반등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처음 맛본 KBO리그에 고전 중인 외국인선수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직은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봐야 한다. 지금 그 선수의 역량을 단정하는 건 무리다. 역대 성공 사례를 쓴 외국인선수들 중 시즌 중반부터 맹활약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다만, 시즌 중반까지 다양한 작전 구사, 상대 분석이 활발한 국내 특유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감독의 신뢰를 잃거나 퇴출이란 굴욕을 맛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역시 한국야구는 만만하지 않다.
[위에서부터 테임즈, 마야, 찰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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