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이것이 아름다운 회춘이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내야수 권용관은 올해 한국 나이 40세(1976년생)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친정팀 LG 트윈스에서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한화가 권용관을 품에 안았다. 김 감독은 풍부한 경험을 지닌 권용관이 한화의 약점을 메워주길 바랐다.
드디어 해냈다. 권용관은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시즌 마수걸이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맹타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날렵한 움직임을 자랑하며 상대 흐름을 끊었다. 한화가 권용관을 품에 안은 이유를 증명한 한판이었다.
권용관은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삼성 선발 윤성환의 5구째 130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이자 한화 이적 후 첫 아치였다. 그뿐만 아니라 LG 소속이던 지난 2013년 8월 13일 삼성전 이후 609일 만에 터진 한 방이었다. 권용관에 일격을 당한 윤성환은 올 시즌 15번째 이닝에서 첫 자책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권용관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았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성환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용규 타석 때 도루에 실패하긴 했지만 이어진 5회초 수비에서 아쉬움을 풀었다. 무사 1루 상황서 삼성 박석민의 강한 땅볼 타구를 넘어지며 잡아냈고, 앉은 상태로 2루에 던져 1루 주자를 잡아냈다. 이후 한화가 2사 1, 2루 위기에 몰렸기에 권용관이 잡아낸 아웃카운트 하나가 무척 소중했다. 결국 한화는 실점 없이 5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7회에도 권용관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상대 바뀐 투수 김건한의 5구째를 잡아당겨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사이클링히트까진 3루타 하나 남았다. 이어진 이용규의 희생번트로 3루에 안착한 권용관은 이시찬의 스퀴즈번트에 홈을 밟았다. 4-3 한 점 차 리드를 2점으로 벌린 매우 값진 득점이었다.
권용관이 4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한화 팬들은 '3루타'를 외쳤다. 결과는 삼진. 힘있게 배트를 돌렸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그러나 한화의 승리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미 권용관은 3회말 홈런과 7회말 득점으로 5-3 승리에 공헌하고도 남았다. 그뿐만 아니라 나이를 잊은 날렵한 수비로 상대 흐름을 끊었다. 한화는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 빈볼 시비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도 떨쳐냈다. 권용관의 아름다운 회춘이 큰 역할을 했다.
[한화 이글스 권용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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