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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악연의 끈이 길고도 질기다.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28·바르셀로나)가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원수가 된 두 명과 외나무 다리에서 재회한다. 바로 파트리스 에브라(34)와 지오르지오 키엘리니(31)다.
2014-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대망의 ‘결승전’은 유벤투스(이탈리아)와 바르셀로나(스페인)의 대결로 압축됐다. 유벤투스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제압하고 12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바르셀로나는 과거 영광을 함께했던 펩 과르디올라의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누르고 우승 기회를 잡았다.
별들의 대결이다. 바르셀로나는 유럽 최강 공격 조합으로 불리는 ‘MSN’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가 있다. 이에 맞선 유벤투스는 ‘방패’가 강하다. 이미 전설로 불리는 ‘수호신’ 잔루이지 부폰을 필두로 리히텐슈타인, 보누치, 키엘리니, 에브라가 버티는 막강 포백을 보유하고 있다.
관심은 수아레스와 질긴 악연이 있는 에브라, 키엘리니에 향한다. 수아레스는 축구계 대표 악동이다. 뛰어난 실력 만큼이나 엽기적인 기행으로도 유명하다. 올 시즌은 다소 조용하게 보내고 있지만 언제 터지질 모르는 시한 폭탄과 같다.
수아레스와 에브라의 악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리버풀 소속이던 수아레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비수였던 에브라를 향해 ‘검둥이’라는 인종차별적인 폭언을 쏟아냈다. 결국 수아레스는 8경기 출전 정지와 4만 파운드(약 7000만원) 벌금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수아레스는 여전히 당시 사건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 이적 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에브라와의 인종차별은 나를 화나게 했다. 사람들은 때때로 사실이 아닌 일들로 나를 판단한다. 난 증거도 없이 인종차별을 했단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수아레스의 악동 기질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계속됐다. 수아레스는 이탈리아전서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자신을 마크하던 키엘리니의 어깨를 깨물었다. 이 장면은 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핵이빨’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수아레스에게는 A매치 9경기 출장 정지와 4개월간 축구활동 금지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에브라 사건과 달리 너무도 명백한 증거가 화면에 잡혔기 때문일까. 수아레스는 당시 사건에 대해 “실수를 인정한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기억을 더듬어야 했지만 결국 사과했고 후회하고 있다. 내가 저지른 잘못을 받아들이기까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이제 수아레스는 사건의 ‘피해자’들과 만나게 됐다. ‘공격수’ 수아레스와 ‘수비수’ 에브라, 키엘리니의 격돌은 이번에도 피할 수 없다. 에브라는 벌써부터 수아레스를 벼르고 있다. 그는 “수아레스와 악수 할 것이다. 하지만 내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쟁은 시작됐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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